‘16강행 좌절’ 홍명보호, 과정부터 어긋났다

      2014.06.27 16:47   수정 : 2014.06.27 16:47기사원문


1%의 기적을 바랐지만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홍명보호가 조별리그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7일 새벽 5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아레다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 벨기에와의 경기서 후반 32분 얀 베르통언에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무2패 승점 1점을 기록, H조 최하위에 머무르며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조별리그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지난 2006년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의 벽을 넘지 못하며 아쉽게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던 한국축구는 4년 뒤 남아공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이라는 성과를 달성하며 반등하는 듯 했다. 하지만 한국축구는 2014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2011년 당시 대표팀을 맡았던 조광래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레바논에 1-2로 패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과정에서 기술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감독 경질로 절차상에 심각한 문제가 노출되기도 했다.

그렇게 조광래 감독이 물러났고, 그의 바통을 최강희 감독이 받았다. 당시 최 감독은 끝까지 감독직을 맡지 않으려 했지만,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까지 맡는다’는 조건하에 지휘봉을 받아들었다.

최강희 감독이 감독직을 수락하자마자 후임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나돌았다. 최 감독의 여정은 ‘본선 진출’까지였고, 그 뒤는 축구협회와 새롭게 선임되는 감독의 몫이었다. 4년 동안 팀을 만들어 나가도 본선에서의 호성적을 장담할 수 없는데,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행보였다.

결국 최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0-1로 패한 뒤 축구협회에 사임의사를 전달했고, 협회도 이를 수용했다. 그리고 5일 뒤 협회는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썼던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월드컵을 불과 1년 남겨둔 시점에서 모험을 건 것이다.

대표팀의 슬로건을 ‘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이라고 밝힌 홍명보 감독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뛰고 있는 선수를 기용할 것이다”며 자신의 선수 선발 기준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 원칙은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깨졌다. 소속팀에서 부진했던 박주영, 윤석영, 김보경 등 소위 ‘홍명보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선수들을 선발하고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명주 등을 제외해 ‘의리축구’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다. 후에 홍 감독도 “원칙을 깬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부터 최종 엔트리를 선발하는 과정까지 순탄치 않았던 홍명보호는 월드컵 본선에서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골 결정력과 수비, 정신력에서 모두 밀리며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홍명보호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syl015@starnnews.com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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