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CEO 30여명 1박2일 합숙토론 벌여

      2014.07.06 17:22   수정 : 2014.07.06 17:22기사원문
SK그룹 최고경영진들이 최근 1박2일간 내부 합숙행사를 갖고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위기 타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옥중에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메시지도 공개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30여명은 지난달 27∼28일 경기 용인 SK아카데미에서 비공개 워크숍을 갖고 CEO들에 대한 최 회장의 격려와 당부의 메시지를 공유했다.

최 회장은 간단한 메모를 통해 "경영 환경이 매우 어려운 가운데 열심히 뛰어주고 있는 경영진과 구성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격려하며 "SK의 역사가 위기 극복을 통해 성장해온 만큼 이번 위기도 잘 극복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수펙스추구협의회와 김창근 의장을 중심으로 '한마음 한뜻'으로 단결해 현 어려움에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CEO들이 워크숍을 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해듣고 면회를 온 한 임원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담은 메모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워크숍은 최 회장이 지난 2월 말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뒤 처음 있는 그룹 최고경영진 모임이다.

SK그룹은 매월 한 차례씩 계열사 CEO 회의나 매주 열리는 비상경영협의체 회의를 열어 주요 경영현황을 보고받고 의사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그룹 최고경영진들이 대거 참여해 이틀 동안 합숙토론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는 현재 내부적으로 글로벌 경기 장기침체에 따른 석유화학산업 부진, 통신시장의 과도한 경쟁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최근 경영실적이 크게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실적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나머지 계열사의 현재 영업이익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이번 워크숍은 이처럼 악화된 경영위기를 점검하는 1차 토론에 이어 현재의 3년 주기 경영계획(TO-BE 모델)의 유효성을 살피고 향후 경영방향을 모색하는 2차 토론으로 이뤄졌다.

무엇보다 SK CEO들은 최 회장의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이 표면에 나타나고 있다며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 외부와 시장에서의 우려가 크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과거에 최 회장이 기반을 마련한 사업들이 최근 결실을 보기 시작함에 따라 누구도 최 회장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전언이다.


CEO들은 또한 현재 3년 주기로 운영하는 TO-BE모델로는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공감하고 향후 생존과 성장을 위한 TO-BE모델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SK 계열사별 다양한 경영개선 및 혁신의 실험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마지막 날 마무리 발언에서 "지금의 경영환경은 생존의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SK에 새로운 도전정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임직원들에 '치열함'과 '냉철함'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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