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활성화 앞장 전병훈 동국대 청년기업가센터장

      2014.07.13 17:45   수정 : 2014.10.25 06:43기사원문

올해 초 100여명의 동국대 학생이 경기 성남 모란시장에 나타났다. 대부분 4학년 학생들로 그동안 대학에서 배웠던 지식을 바탕으로 전통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선 것. 처음에 벽을 쌓았던 상인들도 학생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하나둘씩 마음을 열었다.

전병훈 동국대 청년기업가센터장(전자전기공학부 교수·사진)은 이번 모란시장과의 지역사회 연계형 캡스톤디자인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캡스톤디자인이란 공과대학 학생들이 그동안 배운 것을 기반으로 팀을 이루고 주제를 설정해 최종적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전 센터장은 이 같은 일반적인 캡스톤디자인에 창업과 현장실습을 융합했다.


전 센터장은 "일반 교과에서 캡스톤디자인을 운영하면 최종적으로 나오는 것이 특허 정도"라며 "하지만 여기에 경영적인 마인드를 추가했기 때문에 다양한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모란시장 프로그램에는 공과대학 학생뿐만 아니라 예술, 인문대 학생까지 같이 팀을 이뤘다. 핵심은 조용한 변화다. 벽화처럼 눈에 확 튀는 보여주기식 아이템이 아니라 젊은 사람의 시각에서 작은 부분부터 하나씩 바꿔가면 젊은 사람들이 찾는 시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디자인·시설 개선부터 홈페이지 문제점 진단, 전통시장 성공사례 분석까지 팀마다 다양한 분야에서 모란시장 바꾸기가 진행됐다. 심지어 시장에서 창업을 고민하는 팀이 나타나기도 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에게 전 센터장은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전 센터장은 "매주 수요일 저녁에 수업을 하고 토요일은 직접 현장으로 가서 일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면서 "짧은 시간에 상인들과 친해져 학생들에게 장소도 내주고 얘기를 들어주는 등 마음을 열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학기 말 상인들 앞에서 성과를 발표할 때는 반응이 정말 좋았다"고 전했다.

사실 수요일 저녁에 수업을 하고 토요일은 성남까지 와야 하는 상황에서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열정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에 오히려 느낀 것이 많았다고. 교과과목으로 진행되는 탓에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하게 된다. 하지만 결과물을 포트폴리오로 만들고 누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면 충분히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전 센터장의 설명이다. 특히 연말에는 1년간의 성과물을 담은 책자도 발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동국대의 이 같은 시도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과 전통시장 및 도심상권 활성화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전통시장 살리기에 대한 더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전 센터장은 "모란시장에서의 활동과 같은 사업모델을 확대하자는 것에서 양측이 뜻을 같이했다"면서 "동국대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이것이 확산된다면 분명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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