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HIV 유전체 분해효소 발견... 에이즈 백신 개발 실마리
2014.07.21 02:00
수정 : 2014.10.25 01:09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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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에 의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RNA 분해효소가 발견돼 새로운 에이즈 백신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HIV는 '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의 약자로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를 말하며 에이즈는 HIV 감염 후 질병이 진행돼 나타나는 '면역결핍증후군'을 말한다. HIV에 감염된 사람 중 면역체계가 손상된 사람과 면역이 저하돼 세균·바이러스·진균·기생충 등에 의한 감염증·암 등의 질병이 나타나는 사람만 에이즈 환자로 분류된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안광석 교수와 유정민 박사과정 연구원은 SAMHD1이 RNA분해효소 활성을 갖고 HIV-1 유전체 RNA를 분해해 감염을 억제하는 기전을 밝혀냈다고 20일 밝혔다.
RNA는 핵산의 일종이며 DNA와 달리 단일사슬로 이루어져 있고 HIV의 유전체는 DNA가 아닌 RNA로 이뤄져 있다.
SAMHD1은 626개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아카디-구띠에르 증후군, 루푸스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킨다. SAMHD1의 HIV-1 감염억제 기능은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작용기전은 보고된 바 없다.
이에 연구팀은 세포내 염기의 농도가 SAMHD1의 RNA분해효소 활성화 여부를 조절해 감염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아냈다.
연구팀의 발견이 있기전까지 학계에서는 염기의 농도가 HIV 증식에 필요한 역전사효소 기능을 방해해 HIV 증식이 억제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염기농도가 낮아지면 SAMHD1의 RNA분해효소활성이 높아지면서 HIV RNA를 직접 분해해 감염이 억제되고, 반대로 염기농도가 높아지면 SAMHD1이 비활성화된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염기가 SAMHD1의 활성 조절자임을 입증했다.
염기는 핵산(DNA, RNA)을 이루는 단위체로, DNA에 존재하는 염기는 시토신(C), 티민(T), 아데닌(A), 구아닌(G)이며 RNA에는 티민(T) 대신에 우라실(U)이 존재한다. 역전사효소는 RNA를 주형으로 하여 이에 상보적인 서열의 DNA를 합성하는 효소를 말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시판중인 많은 항-HIV 약품들은 염기농도를 조절하거나 역전사효소를 무력화시키도록 제조된 것인데, 이번 연구결과로 인해 관련 연구가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광석 교수는 "HIV는 빠른 속도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그간 효과적인 백신개발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SAMHD1은 돌연변이에 상관없이 RNA를 분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결과가 새로운 개념의 백신 개발 연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결과는 네이처 메디슨지 7월 2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