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로 보는 한국 천주교 230년 역사
2014.08.11 17:04
수정 : 2014.10.24 12:49기사원문
대한민국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역사적인 방한으로 부산하다.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서소문 동소문 별곡' 특별전도 교황 방한에 맞춰 기획된 행사다. 지난 8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400여점에 달하는 천주교 관련 유물과 미술작품 등이 출품돼 한국 천주교 230년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서소문 별곡'과 '동소문 별곡' 등 두 가지 테마로 진행된다. '서소문 별곡'은 천주교 박해기에 가장 많은 순교자가 처형된 서소문 밖을 무대로 조선 천주교의 탄생부터 박해와 순교, 복자.성인 추대, 서소문 밖 순교성지 재탄생에 이르는 과정을 통사적으로 조망한다. 또 '동소문 별곡'은 동소문(혜화동) 일대의 역사지리적 변화를 추적하면서 성 베네딕도회의 한국 진출과 이들이 처음 설립한 백동수도원을 중심으로 한국 천주교의 유산을 재조명한다.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조각, 회화, 영상,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다수 작품을 선보이지만 전시의 중심은 역시 천주교 관련 유물이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은 최근 미술품 경매를 통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기증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 '경천(敬天)'이다. 이 작품은 천주교도였던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이듬해인 1910년 3월 뤼순 형무소에서 사형 집행을 앞두고 쓴 서예 작품으로 안 의사의 손도장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이 밖에도 로마교황청이 소장하고 있는 '황사영 백서'가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되고 김대건 신부의 묘비석과 관, 정약용 선생의 묘에서 발견된 십자가, 정약종 선생의 '주교요지', 앵베르 주교가 쓴 '기해일기' 등 평소 보기 힘들었던 유물들도 이번 전시에 나왔다.
김기희 작가의 '103위 성인을 위무함', 김승환의 '영광', 손승희의 '빛으로 오심', 김홍식의 '서소문을 그리다', 오정석의 '순교자의 길' 등 천주교 유물과 함께 전시되는 미술작품들도 전시장을 찾은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전시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