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추석에 여름휴가도 반납.. CJ제일제당 스팸 진천·음성 육가공 공장
【 진천.음성(충북)=김문희 기자】 "여름 휴가요? 명절 직전이 가장 바쁜 시기라 '비상체제'가 가동되고 있는 걸요!"
지난 주말 서울에서 1시간 반여를 내달려 도착한 충청북도 진천군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진천 육가공 공장은 위생적이고 철저한 안전성 관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물 좋고 공기 맑은 산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연간 약 2만t, 7500만개의 제품을 생산해 국내 시장점유율 절반에 가까운 국내 1등 캔햄 브랜드 '스팸' 제조현장이다.
■주부들이 손수 다듬는 스팸공장
지난 2008년 7월에 준공된 CJ제일제당 진천공장은 육가공 제품의 핵심기지로, 세계 어느 육가공 공장보다도 최첨단 시설을 갖췄고 최고의 품질·위생관리를 자랑한다. 하루에 170t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이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지정을 받았고, 제조공정 역시 원료 선택부터 최종 제품 출하까지 철저한 검증을 통해 각 단계별로 발생 가능한 위해인자를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하며 운영하고 있다.
특히 스팸은 세련된 포장으로 설날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 시즌에 고급스러운 명절 선물세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팸 제조사인 미국 호멜사로부터 라이선싱과 기술제휴를 통해 1987년부터 CJ제일제당이 국내 생산 및 판매를 하고 있다. 공장 내부는 여러 겹의 방진복과 머리망, 위생모, 장갑, 마스크, 공장용 위생 신발을 갈아 신은 뒤, 수차례 손을 씻고 약 10초간 에어샤워를 한 뒤에야 들어설 수 있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한편에서 40~50대 여성 십여명이 돼지의 앞다리살과 뒷다리살을 다듬고 있었다. 오랜시간 작업을 한 듯 보였지만 처리과정은 한눈에 봐도 청결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 과정은 스팸의 식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힘줄이나 지방질을 제거하는 과정으로, 어머니들이 손수 손으로 다듬고 있다"며 "타 브랜드 캔햄과 단면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스팸'이 고른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번 먹어보겠어요?" 열처리를 막 마치고 나와 따뜻한 기운이 남은 '스팸'을 관계자가 권했다. 전혀 과하지 않은 짭조름함과 부드러운 식감이 '따끈한 밥 한 그릇'을 떠올리는 맛이었다.
■목표량 달성 위해 24시간 풀가동
진천 육가공 공장에서 자동차로 20여분을 달려 충북 음성 '스팸' 선물세트 현장을 찾았다. 선물세트 현장에는 130여명의 직원들이 얼마 남지 않은 민족 최대 명절 추석 선물세트 생산을 위한 작업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곳 진천 스팸 선물세트 생산현장은 지난 4월 중순부터 이미 선물세트 생산을 시작해 현재까지 85% 완료된 상태다. 3주밖에 남지 않은 'D-Day 100% 생산완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물세트 현장에는 제품을 담았던 박스가 순식간에 뜯겨 빈 박스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선물세트 한 박스는 한 컨베이어벨트당 십여명의 직원들이 일렬로 서서 1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걸쳐 완성하고 있었다.
CJ제일제당의 스팸 선물세트를 생산하는 이곳의 총 생산 목표는 310만 세트. 올해 추석 CJ제일제당 전체 선물세트 물량 720만 세트의 40% 이상이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추석은 38년 만에 가장 이른 추석인 데다 지난해 대비 생산량이 10% 늘어남에 따라 생산 초기에는 속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평소보다 두 배에 달하는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인근 청주에서 인력을 모집해 오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이용호 CJ제일제당 진천공장 생산지원파트 대리는 "주어진 기간은 같은데 생산량이 늘어나다 보니 지난 추석 때보다 1일 생산량을 2만4000세트에서 3만2000세트까지 늘려야 했다"며 "다행히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이 있어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부터 2시간 연장 근무를 통해 생산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