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기소침해진 중앙은행들

      2014.08.28 17:31   수정 : 2014.10.23 12:31기사원문

【 뉴욕=정지원 특파원】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6년이 지난 가운데 세계 주요 국가들의 중앙은행들이 의기소침해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지난 6년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융구제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경제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앞으로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엇갈리기 시작하면 외환시장이 가장 큰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인 핌코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으로 있는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중앙은행들의 정책이 엇갈리기 시작하면 국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비롯,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등은 모두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개입을 선호해 왔다고 전했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이와 같은 정책으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7년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VIX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무려 15% 가까이 떨어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인해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변하고 있다며 "따라서 '지나친 기대 거품'이 우려된다"고 밝히고 있다.

JP모간펀드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전략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보수적인 스타일이 개혁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에 대한 여파가 걱정된다고 전했다.

엘에리안은 "지금처럼 중앙은행의 역할이 커졌던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영란은행(BOE)에서 일한 바 있는 존 누제는 "중앙은행들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의존도가 너무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의 올리비에르 블랑샤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에 드리운 암운이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랑샤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제로 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에 특히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더 많은 효율적 규제 및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로존의 경우, 실업률이 아직까지 11.5%에 달하고 있다"며 "중앙은행들의 더 많은 노력 및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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