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20년만에 파업 조짐, 구원등판 권오갑 첫 시험대

      2014.09.23 17:28   수정 : 2014.09.23 17:28기사원문

현대중공업 19년 연속 무파업의 전통은 지켜질 것인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3일 쟁의행위 돌입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 파업수순에 돌입했다. 26일까지 조합원 1만8000여명을 상대로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이렇게 되자 4년 만에 현대중공업에 복귀해 구원투수로 나선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이 울산 조선소에 상주하며 임단협 타결에 매달리고 있다.

이날 권 사장은 임원들과 함께 오전 6시20분부터 오전 8시까지 울산 본사 정문 및 10개 출입문 앞에서 출근하는 직원들과 만나 악수하고 인사하며 호소문을 나누어 줬다. 권 사장은 노조원들의 손을 한 명씩 맞잡으며 "회사를 믿고 다시 한번 어려움을 극복해 내자"고 적극 설득작업을 폈다.


노조의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정연장을 결정한 상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5일까지 교섭을 벌이도록 돼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투표에서 찬성이 많다고 해서 바로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노조가 "합의한 조항도 없이 마무리하자고 주장하는 회사에 할 말을 잃었다. 남은 것은 쟁의행위를 가결하는 것"이라고 발표해 파업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1994년 총파업 후 20년 만에 파업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 2·4분기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더욱 위기에 몰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으로부터 회사 안정에 대한 전권을 받은 권 사장은 울산 현장에서 직원들에게 직접 '벼랑 끝에 몰린' 회사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나섰다.
파업 찬반투표 첫날인 이날 권 사장은 호소문에서 "회사가 가족 여러분의 마음을 얻지 못하게 된 것은 회사의 잘못과 책임"이라면서 "모든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오직 현대중공업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주고 저와 여러분이 함께 손을 잡고 진정한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큰 마음을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화합을 당부했다.

또 "국가 경제에 큰 힘이 되고 우리 사회와 국민에게서 존경받는 회사로 만들려면 저 혼자의 힘으로도 할 수 없고 지금처럼 해서도 불가능하며 우리 모두의 열정과 치열함이 모여야 가능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조선업이 아직은 세계 최강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기술 경쟁력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고 일본은 엔저를 등에 업고 덩치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은 해당 회사는 물론 한국 조선업 경쟁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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