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친일행적' 독립운동가들 서훈취소 하급심 잇단 파기

      2014.10.12 10:09   수정 : 2014.10.12 10:09기사원문
대법원이 친일 행적이 발견됐다며 독립유공자 서훈을 취소한 정부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독립유공자 유족들이 낸 소송에 대해 서훈 취소를 무효로 판단한 하급심 판결을 잇따라 파기하면서 최종심 판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을사조약이 체결후 황성신문에 사설 '시일야방성대곡'을 실어 일제를 규탄한 고 장지연 선생 유족이 독립유공자 서훈취소 결정 무효 확인 청구소송에서 처분이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장지연 선생은 1962년 독립 유공자로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지만 말년에 친일 신문에 일제 식민정책을 미화·장려하는 글을 기고하는 등 친일 행적을 보였다는 이유로 지난 2011년 서훈이 취소됐다.

유족들이 반발해 낸 행정소송에서 1·2심은 서훈 취소권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전제, 국가보훈처장의 통보를 권한 없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보고 서훈취소 처분을 무효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대통령의 최종 결재가 대외적으로 표시돼 서훈 취소 처분의 효력이 발생했고, 국가보훈처장은 이를 처분의 상대방(고인)이 아닌 유족에게 알려주는 역할만 했을 뿐"이라며 원심을 파기했다.


이에 앞서 애국계몽운동을 주도한 김홍량 선생, 동국대 학장을 지낸 허영호 선생의 유족들도 같은 이유로 서훈이 취소되자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같았다.
이 사건 역시 1·2심은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은 지난달 사건 모두를 파기 환송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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