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현금 보유 급증...자사주 매입 붐

      2014.10.13 15:25   수정 : 2014.10.13 15:25기사원문
【뉴욕=정지원 특파원】현금으로 자사주 매입을 늘리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최근 미국의 기업 사냥꾼이라 불리는 저명한 투자가 칼 아이칸이 애플에 대해 자사주 매입을 요구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이 크게 늘면서 자사 주식 매입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칸은 최근 팀 쿡 애플 CEO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애플은 "내년에 출시될 손목시계형 웨러버블 단말기 '애플워치'와 현재 개발 중인 TV단말기 등으로 더욱 성장할 여지가 있다"며 "애플의 현재 주가는 적정 수준의 절반에 불과해 조정이 필요하다기 때문에 자사 주식 매입을 단행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FT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프로그램과 저금리 정책이 예상보다 더 장기적으로 진행되면서 기업들의 자사 주식 매입 붐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기업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2개월간 총 5330억달러(약 569조원)를 자사 주식 매입에 지출했다. 지난 2011년 이후 기록된 기업들의 자사 주식 매입은 무려 1조60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에드워드 매리난 RBS 증권 수석 전략가는 "연준이 QE 프로그램을 처음 시행했을 당시 5년간 지속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QE가 장기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반환하지 않고 더 높은 수익금을 위해 자사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투자로 S&P 500 기업의 주가는 주당 평균 2달러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와 같은 추세는 경제에 좋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윌리엄 라조니크 매사추세츠대 경제학 교수는 "기업들의 지나친 자사 주식 매입은 주가 조작을 일으킬 수 있다"며 "단기적인 차원에서 주가를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경제 성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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