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터키·쿠르드족·시리아에 석유 판매" 미 재무부
2014.10.24 06:46
수정 : 2014.10.24 06:46기사원문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 테러리즘·금융정보 담당 차관 데이비드 코언은 23일(현지시간) 카네기 재단 연설에서 IS가 중개상인을 통해 터키, 이라크 쿠르드족,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석유를 밀수출해 최대 하루 100만달러(약 10억원)씩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IS는 아사드 정권에 반기를 들고 시리아에서 태동했고, 터키와는 적대 관계이며, 이라크 쿠르드족과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
알카에다 같은 테러단체는 대개 지지자나 일부 국가들의 은밀한 지원으로 조직을 꾸려가지만 IS는 유전지대를 장악하고 여기서 나오는 석유를 밀수출해 자금을 마련해 역대 테러단체 가운데 가장 탄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재무부는 이날 그 자금줄이 바로 전쟁 상대방이 내세운 중간상인이라고 폭로한 것이다.
터키와 이라크 쿠르드족은 말도 안된다며 펄쩍 뛰고 있다.
터키 외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터키의 입장은 명확하다"면서 "멜부트 카부소글루 외무장관과 타너 일디즈 에너지 장관은 터키가 IS로부터 석유를 사들이고 있지 않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동맹국이 공개적으로 터키를 비난하기보다 정보를 공유하기를 기대한다"면서 "터키는 석유밀수에 대해 단호한 척결의지를 갖고 있으며 지난해에 밀수된 석유 7800만L를 압수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쿠르드족도 미 재무부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쿠르드자치정부(KRG) 의회의 에이자트 사비르 의원은 "자치정부가 이같은 혐의에 연루됐다는 얘기를 결코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KRG는 그 누구로부터도 석유를 사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석유를 판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언 차관은 KRG나 터키 정부가 IS로부터 석유가 흘러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지만 IS는 "오랫동안 이어져오고,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암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고, 지금껏 이 자금줄은 방해를 받지 않아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IS는 전례없이 빠르게 막대한 부를 축적해왔다"면서 앞으로 미국은 IS로부터 석유를 사들이는 누구든지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코언은 "중간상인, 거래인, 정유업체, 운송업체, 그리고 누구든 IS의 석유를 손 댄 이들은 미국이 그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들을 막기 위한 수단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면서 "IS의 석유를 거래하는 이들에 금융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IS가 석유를 팔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동안 쌓아 놓은 돈도 움직이기 어렵도록 이들이 접촉한 은행, 거래 상대방 등도 모두 찾아내겠다고 다짐했다.
미 정보기관은 IS가 석유 밀수출로 매달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고, 유럽 기자들을 포함해 외국인 인질을 풀어주는 대가로 2000만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