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태양광 바닥 쳤다" 공격 투자

      2014.10.30 17:55   수정 : 2014.10.30 17:55기사원문

한화그룹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 대대적인 설비 신·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산업 업황이 바닥을 지났다는 확신, 잇단 태양광 업체 인수를 통해 얻은 사업에 대한 자신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한화는 태양광 사업의 두 축인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의 셀과 모듈 생산 라인을 속속 확대, 글로벌 메이저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30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2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30㎞ 떨어진 사이버자야에 800㎿ 규모 모듈 생산라인을 새로 짓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 지역은 말레이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곳으로 공사는 내년초 시작돼 상업생산은 2016년 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800㎿ 생산량은 국내 태양광 한 해 설치량을 웃도는 수치다. 태양광 고급재료를 주로 생산하는 한화큐셀이 이 규모로 모듈 생산라인을 새롭게 갖추게 되면, 기존 독일(120㎿) 모듈 라인까지 합쳐 총 920㎿ 규모 모듈 생산라인을 확보하게 된다.

한화큐셀은 현재 말레이시아의 셀 공장 생산규모도 기존 1.1GW에서 1.3GW로 증설 중이다. 이에 따라 연말 한화큐셀의 셀 생산규모는 독일(0.2GW)라인까지 보태 총 1.5GW로 확대된다.

중국을 기반으로 한 한화솔라원도 셀·모듈 생산라인을 추가로 늘리는 중이다. 비교적 저가 제품을 생산하는 한화솔라원은 현재 중국에 800㎿ 규모의 잉곳.웨이퍼, 1.3GW 규모의 셀, 1.5GW 모듈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한화측은 이 규모가 올 연말이면 셀의 경우 1.5GW, 모듈은 2GW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양광 산업의 기초원료인 폴리실리콘 생산량도 크게 늘린다. 전남 여수에 1만t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을 가동 중인 한화케미칼은 내년 초까지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1만3000t까지 끌어올린 후 2015년 하반기엔 공정 효율화를 통해 1만5000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의 이 같은 공격적인 설비증설 행보는 태양광 산업 전망에 대한 강한 확신에 따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태양광 시장 규모는 중국, 일본, 미국 등 주요국 수요 증가로 45GW~49.6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시장은 52.5GW~58.3GW로 15% 안팎의 상승세가 예상되고 있다.

한화의 올해 실적을 받쳐준 사업도 실은 태양광 부문이었다.

기존 주력사업 석유화학부문의 저조한 실적과 달리 태양광에선 올 상반기 255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이 중국 현지에서 직접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발 태양광 수요를 한화가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김 실장은 직전 한화큐셀 마케팅실장을 맡아 큐셀의 정상화에 상당한 공을 세웠다.


교보증권 손영주 연구원은 "태양광 시장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메이저 업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한화의 현재 계획대로라면 향후 매출액 기준 글로벌 톱3 안에 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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