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 매매회전율 제한 효과 입증 '눈길'
2014.11.04 17:18
수정 : 2014.11.04 22:25기사원문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사의 과도한 매매회전율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매매회전율을 낮춰 투자 수익률을 높인 증권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나친 매매회전율이 투자자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금융당국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다만 제대로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개인매매거래 제한 등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매매 회전율 제한하니 수익률 상승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월부터 과다한 주식매매 제한정책을 실시한 결과 평균 매매회전율(주식자산 평잔 대비 회전율)은 감소하고 평균 수익률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증권은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거래질서를 위해 개인성과급을 폐지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과다한 주식매매 수익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화증권은 제도 실시후 지난 3~8월까지 6개월간 연환산 평균회전율이 422.3%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직전 6개월(601.5%) 보다 179.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 기간 평균 수익률은 -1.0%로 6개월만에 7.1%포인트 개선됐다.
서성원 한화증권 상무는 "과다한 주식매매를 제한한 후 수수료 상위 고객은 대부분 구간에서 회전율이 하락하고 전 구간에서 수익률이 상승했다"며 "매매회전율 감소로 인한 거래비용 감소효과와 프라이빗뱅커(PB)의 잦은 매매 및 고위험 종목 매매 권유 감소효과가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수수료 상위 고객은 전체 고객 대비 평균 회전율이 높고 평균 수익률은 낮았다. 특히 수수료 상위 고객은 거래비용을 반영하기 전에는 전체 고객 대비 수익률이 높았지만 반영한 후에는 수익률이 낮아졌다. 표면적인 수익률이 높더라도 실질적인 수익률과는 차이가 났다는 설명이다.
전담관리자가 있는 계좌의 수익률이 낮게 나타났다. 이는 결국 고객 이익 보다 회사와 직원 이익을 중시하는 수수료 수익 중심의 개인성과급 제도로 불필요한 거래를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매매 제한 확대 될까
특히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거래질서를 위해 적극적인 과당매매 방지 조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제도적 측면에서 개인의 매매회전율을 낮추기 위해 결제전 매매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 상무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당장 수익 모델 하나가 줄어들게 되는 만큼 주식매매 제한 정책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고객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앞으로 투자자들이 고회전, 저수익의 악순환을 지속하고 있는 매매전 투자 제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들에 대해 매매회전율 상한선을 설정하는 등 리스크관리 기준을 강화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기준 매매회전율이 1000%가 넘는 펀드가 10개에 달한다는 지적에 따른 후속조치다. 그동안 매매회전율에 대한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기 힘들었던 만큼 한화증권을 시작으로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매매회전율 제한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당장 일선 영업현장에서는 인위적으로 회전율을 조정하는 것은 영업을 하지 말라는 말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거래에 따른 적정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으면 증권 영업 자체가 고사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