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숨겨진 휴양지 끄라비, 그 곳에 가면 쉼이 있다

      2014.11.06 16:54   수정 : 2014.11.07 10:09기사원문

【 방콕·끄라비(태국)=정재선 기자】서울에서 태국 끄라비까지 가는 방법은 대략 두 가지다. 하나는 태국의 수도인 방콕에서 국내선으로 갈아 탄 뒤 끄라비로 들어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태국 유명 관광지인 푸껫을 경유해 육로나 배를 이용하는 것이다. 전자는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활기찬 방콕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고, 후자는 항공편을 한번만 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번 여행은 방콕을 경유하는 코스를 선택했다. 방콕은 그저 스쳐지나가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곳이기에 '배낭여행자의 거리'로 불리는 카오산로드에 들러 방콕의 자유로움을 느껴보기로 했다. 레게머리를 땋은 요란한 복장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카오산로드는 쇼핑을 즐기고 길거리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방콕의 해방구다. 길거리를 달리는 '뚝뚝'은 이곳이 이국땅임을 실감케 하기에 충분하다. 카오산로드는 여행자의 거리답게 곳곳에 게스트하우스 간판이 넘쳐난다.
밤에는 '방콕의 홍대앞'으로 불리는 통로·에까마이 지역의 클럽이나 바에 들러 방콕의 젊음을 맘껏 느껴볼 수도 있다. 자유분방함이 넘치는 방콕의 밤은 꽤나 화려하고 유혹적이다.



■끄라비로 가는 길

태국 방콕에서 끄라비까지의 비행거리는 1시간10분. 방콕과는 사뭇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끄라비는 한국인들의 눈에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태국 속 작은 유럽'이라는 말처럼 유럽인들에겐 널리 알려진 태국의 대표적 휴양지다.

비행기 트랩에서 내리면 우선 공기가 방콕과는 전혀 다르다. 초록의 산림이 내뿜는 신선한 공기가 여행객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준다. 약간의 시골스러움과 한적한 휴양도시의 느낌을 동시에 선사하는 끄라비와의 첫 대면이다.

태국 남부의 대표적 해변인 아오낭 비치로 가기 위해선 끄라비 타운을 반드시 지나야 한다. 끄라비의 다운타운인 이곳은 여행자들에겐 아오낭 비치나 피피섬 등 유명 관광지로 이동하는 교통의 중심지일 뿐 별다른 볼거리가 없는 편이다. 그러나 주말 저녁이라면 사정이 좀 달라진다. 주말 저녁에만 문을 여는 야시장과 노천식당은 끄라비 현지인들의 생생한 삶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구경거리가 돼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말이 아니라면 굳이 발길을 멈출 필요는 없으니 '패스-'.

■아오낭, 환상적인 너무나 환상적인…

아오낭 비치의 하이라이트는 수채화처럼 말갛게 물드는 환상적인 일몰이다. 하지만 병풍처럼 굽이치는 검은 석회암 절벽과 점점이 흩뿌려진 섬들 사이로 해무가 끼는 새벽녘의 풍경도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듯 운치 있다.

아오낭 비치에서 서쪽으로 계속되는 해변 끝에는 '노파랏타라 국립공원'도 자리잡고 있다. 라일레이 비치 등으로 가는 선착장이 있는 곳이다. 해변을 따라 길게 들어선 숲도 제법 많아 잠깐 머물러 사색의 시간을 즐겨도 좋다.

아오낭은 끄라비에서도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끄라비의 번화가다. 방콕의 카오산로드처럼 시끌벅적한 맛은 없지만 비치용품 상점과 악세서리 좌판, 이국적인 느낌의 펍들이 아오낭만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길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로컬푸드도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바이크를 탈 줄 안다면 바이크를 대여해 투어에 나서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듯.



■강추! 4 아일랜드 투어

2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끄라비에서 꼭 해봐야 할 것은 배를 타고 섬과 섬을 돌아보는 아일랜드 투어다. 짧은 시간 효과적으로 끄라비를 즐길 수 있고 수영과 스노클링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현지에는 섬의 수에 따라 '4 아일랜드 투어' '5 아일랜드 투어' 등 별도의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면 편하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태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라일레이 해변이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석회암 절벽과 정글을 연상시키는 맹글로브 숲이 특히 인상적이다. 정글 탐험의 충동이 이는 곳이다.

종유석이 매달려 있는 절벽을 따라 남쪽 프라낭 비치로 가는 길은 탐험대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직 사람의 손을 타지않은 순수함을 지닌 자연은 회색빛 도시생활에 지친 여행객의 마음을 정화시키기에 충분하다.

프라낭 해변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것은 깎아지를 듯한 석회암벽을 타고 있는 클라이밍족들이다. 클라이머들의 한발짝 한발짝에 '와~' 하는 탄성과 숨죽임이 반복된다. 라일레이는 세계적인 암벽등반의 명소로 오로지 암벽등반을 위해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도 제법 많다. 초보자를 위한 코스도 마련돼 있으니 꼭 체험해보시길.

아일랜드 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의 하나는 스노클링이다. 바닷물에 빠져드는 순간 낯선 곳에서의 긴장감은 날아가고 머릿속이 맑아진다. 여행객이 많지 않은 탓에 다른 곳에 비해 바닷속도 고요하다. 온전히 힐링의 시간이다.

클라이밍, 카약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끄라비지만 모터가 달린 해양스포츠만큼은 절대 금지다. 바닷가 휴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트스키나 바나나보트를 볼 수 없는 이유다. 그 덕에 바닷물은 더할나위 없이 깨끗하다. 수천여종에 달하는 형형색색 열대어의 색도 유난히 더 곱다.

스노클링으로 힘이 빠질 즈음 여행객을 실은 보트는 포다섬으로 향한다. 포다섬은 유일하게 개인이 소유한 사유지다. 다른 섬들과 달리 입장료가 있다. 넓고 깨끗한 해변과 넉넉한 그늘이 있어 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뱃시간에 쫓기지만 않는다면 조용한 해변에 누워 한가로이 낮잠을 청해보고 싶은 곳이다.

▷여행 TIP

태국 끄라비 여행의 성수기는 건기에 속하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다. 이 시기는 비가 거의 오지 않고 바다도 맑아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다.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으로 인해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다른 휴양지에 비해 덜 알려져 있어 한국인을 포함해 여행객이 별로 없다는 점은 또하나의 매력이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항공 & 숙박-한국에서 끄라비까지는 아직 직항편이 없다. 방콕을 경유해 항공이나 육로로 이동하면 된다. 방콕에서 끄라비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10분, 버스로는 12시간 정도 걸린다. 또 비행기로 푸껫까지 이동한 후 버스나 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www.expedia.co.kr)는 제휴 호텔과 인천-방콕간 타이에어아시아엑스, 방콕-끄라비간 타이에어아시아 항공을 이용하는 에어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익스피디아는 일반적인 여행사 패키지 상품과 달리 여행자의 취향과 예산에 맞는 호텔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익스피디아 추천호텔

▷방콕 마이트리아 호텔 수쿰빗 18 : 방콕 수쿰빗 18에 위치하고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로·에까마이 지역으로 이동하기 편하다. 스카이라인을 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야외수영장이 있다.


▷방콕 갤러리아 10 호텔 : 방콕의 손꼽히는 디자인 호텔로 수쿰빗 10에 위치하고 있어 '시암 파라곤 몰'이나 '센트럴 엠바시' 등 쇼핑센터 방문이 편리하다. 조식 뷔페에서 일리 커피를 제공한다.


▷끄라비 타이 빌리지 리조트 : 아오낭·프라낭 비치에 가까이 위치해 있어 이국적인 뷰를 자랑하는 리조트 호텔. 전망 뿐만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도 이국적이다.

fnj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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