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융·복합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中企
2014.11.06 17:34
수정 : 2014.11.06 17:34기사원문
스티브잡스의 아이폰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전화기와 컴퓨터의 진화가 결합하기를 거듭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이처럼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대신 창조적 발상에 따른 융합이 새로운 신화를 일궈낸다. 박근혜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 역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융합이다.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 가치로 두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자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열악한 중소기업에 융합은 더 중요하다. 이에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 융합지원센터'를 통해 중소기업들이 자유롭게 융합 아이디어를 내고 공동기술개발을 하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그 성과들이 하나둘 빛을 내고 있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융합의 중요성과 정부가 중소기업 융합지원을 어떻게 하고 있으며 실제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총 6회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주>
엄정훈 아이리녹스 대표는 국내 최초로 시스템 화장실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사업화하다 보니 시설물 설치·운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단순한 제품 판매로는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
뭔가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고민하던 엄 대표는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화장실 관련 소모품과 연계해 '제조+서비스'를 결합한 비즈니스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결국 시스템 화장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양방향 통신을 통해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 개발을 위해 정보기술(IT) 전문업체인 브레인넷, 트리포스와 손을 잡았다.
■IT와 시스템화장실 융합에 성공한 아이리녹스
이들 업체들은 중소기업융복합교류회 및 서울산업진흥원의 융합R&D기획지원사업을 통해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융합R&D를 진행하면서 IT기술을 다양한 형태로 접목해 화장실을 1대 1 광고가 가능한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다듬어갔고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이를 응용한 다양한 플랫폼사업의 기틀을 만들었다.
플랫폼 사업의 시작으로 아이리녹스는 스트리트 퍼니처 개념을 도입, 'IT기반의 흡연부스'를 도출했으며 서울시융합기술개발사업에 선정돼 1년만에 기술개발에도 성공했다.
엄 대표는 "융복합기술개발사업으로 우수한 고급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기술 개발 기간도 크게 단축했다"면서 "이를 통해 올해 매출이 작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고 6일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흡연부스 개발에 성공,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비흡연자의 권리도 보호하면서 IT가 융합된 쾌적한 흡연 공간으로 고객들에게 다가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동기술개발 업체인 브레인넷의 이종태 대표이사는 융합기술개발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9월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중기청 융합기술지원에 800여 업체 '쇄도'
아이리녹스처럼 중소기업청의 '센터연계형 융복합기술개발 사업'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도약하고 있다.
센터연계형 융복합기술개발사업이란 중소기업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융합지원센터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기업들을 연계해 공동기술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중기청의 위탁을 받아 중소기업융합지원센터가 이 사업을 맡고 있다.
기술혁신형 기업(벤처·이노비즈·메인비즈 인증 기업)이나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한 기업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에 지금까지 참여한 중소기업은 매년 꾸준히 늘어 올해까지 800개를 넘는다.
중소기업융합지원센터는 서울산업진흥원, 전북대학교 TIC센터 등 12개가 지역별로 산재해 있으며 울산 경제진흥원, 전남 테크노파크 등 협력센터도 4곳이 개설돼 있다.
이들 융합지원센터와 협력센터들은 융합기술과제를 발굴하는 단계부터 기획과 각종 애로기술 해결 및 기술개발은 물론 사업화 연계에 이르기까지 사업의 전주기를 체계적으로 지원해준다. 뿐만 아니라 기술 교육 및 컨설팅 서비스를 비롯해 해당 지역의 전략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소, 대학, 지원기관간 협력체계 구축도 지원한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