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실적 후퇴.. '감익' 장기화될까?

      2014.12.02 15:57   수정 : 2014.12.03 09:01기사원문
올해 3·4분기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수익성이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연간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시가총액 1~2위 상장사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데다 조선, 화학 등 경기민감 업종의 동반 부진으로 상장사가 어려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자, 자동차 업계의 실적 후퇴가 예상되는 내년에도 전체 상장사의 밥벌이가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현대차 영업이익 27% 감소

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9조73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8조4737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30.68% 줄었다. 같은기간 매출액이 9.41%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현대차의 매출액이 0.4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9.72% 감소했다. 이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1년만에 9조3479억원(26.89%) 감소했다.

유럽과 중국의 경기둔화, 국제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은 조선, 정유 업계도 부침이 심했다. 수주 부진이 이어진 현대중공업이 3조원대 적자로 돌아서고 현대미포조선, S-oil 등의 적자가 지속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조선업계를 포함한 운수장비 업종의 영업이익이 3조15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0.70% 금감했다. 화학, 전기전자업종의 영업이익도 각각 23.78%, 12.07% 줄어들었다.

윤정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둔화로 정유, 화학 등 소재주들이 실적부진을 겪었고 조선, 건설산업도 수주 부진을 이어갔다"며 "중국이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빠르게 추격하는 등 국내 대표기업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화된 '감익'…내년에도?

기업들의 올해 영업활동이 막바지에 이르며 투자자들의 시선은 내년 실적으로 옮겨지고 있다. 지난 2011년 이후 이어져온 '감익(이익감소)' 추세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지난 2010년 108조2219억원이었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 2012년 96조3177억원, 지난해에는 100조9902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당기간 정체돼 왔다. 올해도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5% 가량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감익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이 가능한 240개 상장사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0.35%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조선이 포함된 산업재 영역의 영업이익이 두배 가량 증가하고 정유업계의 실적도 77% 성장하는 반면 삼성전자의 실적은 올해보다 후퇴하고 자동차 업계의 성장도 둔화될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각 기관에서 추정하는 실적 전망이 너무 낙관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전자, 자동차의 이익이 줄어드는 대신 최근 크게 흔들렸던 정유, 조선, 건설 등 '중후장대' 업종이 그 자리를 메우면서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기업 실적은 올해보다 2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다양한 기관에서 전망하고 있지만 너무 낙관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오 팀장은 "그동안 한국 기업이익의 버팀목이었던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이익추정치가 하향되고 대신 최근 시장의 신뢰가 떨어진 에너지, 조선 분야의 추정치가 높아졌다"며 "견조한 이익을 내던 대표기업의 실적감소가 커 내년 이익전망도 부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업종별로 에너지, 소재, 산업재 등의 이익증가율이 높고 정보기술(IT)업계는 '제로 성장'이 예상된다"며 "시가총액 10위 이내 초대형 기업은 내년에도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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