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잦은 술자리, 과민성 대장증후군 주의보

      2014.12.10 17:16   수정 : 2014.12.10 17:16기사원문
설사·구토·두통 등 호소.. 최근 남성발병률, 여성 2배
지사제 처방 일시적 효과 금주·운동·식습관 개선을


회사원 김 모 씨는 회식 후 다음 날이면 설사와 복통에 시달린다. 특히 연말 잦은 술자리로 인해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 두통 증세까지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진료결과 김씨는 과민성대장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10일 "대부분의 초기 알코올 환자들은 위염이나 위궤양, 과민성 대장염 등 술로 인한 내과적 질환을 앓는다"며 "만약 본인의 이러한 증상을 인지하고도 술을 줄이지 못한다면 이를 더 이상 신체적인 문제로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회식 잦은 직장인 대장건강 주의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흔한 소화기 질환의 하나로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서 2배 이상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잦은 회식과 음주로 설사와 복통을 호소하는 40~50대 남성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술을 마신 뒤 설사를 하는 이유는 알코올 때문이다. 술에 있는 알코올이 담낭에서 분비되는 담즙을 감소시켜 음식물의 장내 흡수율을 떨어뜨린다.
또 과음을 하게 되면 알코올이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대장 점막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때 대장의 과도한 연동 운동으로 미처 수분을 흡수하지 못한 채 몸 밖으로 배출되는 대변의 형태가 바로 설사다.

그동안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던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최근에서야 선천적인 장의 민감도, 세로토닌의 분비 정도, 특정한 음식물에 대한 반응 등이 주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식생활, 과음 등이 더해지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것이다.

전 원장은 "식약처에서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평가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금주, 운동, 식습관 개선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 알코올 의존증 의심해야

실제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해 중독 치료를 받고 있는 직장인들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대변 냄새가 독하다거나 배에 가스가 차는 등의 가벼운 증상을 앓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 금주를 하지만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다시 술을 찾아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음주로 인한 설사, 변비 증상이 있는데 계속 술을 줄이지 못해 이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 알코올 의존 증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지사제나 장운동 촉진제 등의 약물 치료로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할 수 있지만 치료를 위해서는 금주 등 생활 요인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정신과적 상담 치료가 동반돼야 한다. 또 일주일에 3회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알코올에 의해 장이 과민해진 상태에서 계속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이므로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가벼운 설사 증상이 초기 알코올 의존 가능성을 알리는 내 몸의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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