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옥피부 만든다는 '글루타치온 주사', 제대로 알고 맞아야
2014.12.15 17:43
수정 : 2014.12.15 17:43기사원문
직장인 배모 씨(25·여)는 평소 피부색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 눈처럼 흰 피부를 갖고 싶었지만 상대적으로 노란기가 많이 돌아 '누렁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 그러던 중 아이돌 가수가 맞고 백옥피부로 돌아왔다는 백옥주사에 대해 알게 됐다. 심지어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가 맞고 피부톤을 밝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에 더욱 혹했다. 그의 비포 애프터 사진을 보니 '주사를 맞아야 겠다'는 마음이 더욱 확고해졌다.
점심시간, 회사 근처의 피부를 찾았더니 실제로 주사를 맞고 있는 또래 여성이 꽤 많았다. 병원은 "적어도 10회는 맞아야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주 2회, 링거로 30분 정도시술되며 1회에 5만원"이라고 말했다. 배 씨는 결국 '지름신'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50만원을 카드로 긁었다. 하지만 최근 '미백주사가 사실은 상술이며 백반증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뉴스 보도를 본 뒤 돈만 날린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
흔히 '아이유 주사', '비욘세 주사'로 불리는 이 미용주사는 '글루타치온'(glutathione)이라는 수용성 펩타이드 성분이 주성분이다. 이는 멜라닌색소를 만드는 타이로시나제의 활성을 억제해 피부톤을 개선, 미백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시술 후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난다는 넘쳐나는 '시술 후기'에 젊은층이 선호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주사 시술이 성행하면서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적잖다. 일부 학자들은 '글루타치온 주사는 자칫 백반증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강형철 비타클리닉피부과 원장은 "글루타치온은 본래 간 치료제로 활용돼왔으며 이는 간 해독작용을 돕고,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일종의 항산화제 기능을 한다"며 "간 치료 과정에서 멜라닌을 억제하는 작용이 일부 나타나 환자의 피부톤이 일시적으로 밝아진 것을 발견했고, 이후 미용시술에 쓰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에서 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당연하고 보편적인' 치료는 아니다"며 "글루타치온을 활용한 미백치료는 이 성분을 얼마 만큼으로 얼마나 오래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사람마다 차이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사 자체가 무조건 좋고 나쁘다고 맹신할 게 아니다. 예컨대 무조건 '글루타치온'을 활용하면 피부가 밝아진다는 말에 환자가 의사에게 '이를 시술해달라'고 주장하기엔 무리라는 것이다. 자신의 상태를 파악한 뒤 처방을 내리는 게 맞다.
국내서 글루타치온 주사는 간 치료용으로만 인정되고 있다. 피부 미백용으로 쓰이는 것은 일종의 '오프라벨 처방'이다. 오프라벨 처방은 의약품을 허가한 용도 이외의 적응증에 처방하는 행위로 허가사항에는 없지만 의사의 임상이나 경험적 판단에 따라 재량껏 약물을 쓰는 것이다.
강형철 원장은 기능의학적 치료로 내부 문제를 찾아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고 있다. 기능의학은 현대의학을 기반으로 체내 영양·해독과정의 대사 상태를 이해해 몸 상태를 전체적으로 파악,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과도한 것은 교정에 초점을 둔 새로운 분야다.
이를 피부과 치료에 접목한 사람은 강형철 원장이 처음이다. 우선 △모발미네랄검사 △유기산검사 △장투과성검사 △순환기염증검사 △유전체검사 △아미노산검사 △지방산검사 △스트레스·호르몬검사 등 기능의학적 검사를 시행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문제가 되는 부분을 개선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