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노포스 티라노킹, 정가에 사려면 줄을 서시오

      2014.12.16 14:45   수정 : 2014.12.16 14:45기사원문

#. 4살난 아들을 둔 직장인 이동영(37·가명)씨는 지난달 서울 용산의 반다이 매장을 이른 아침에 4번이나 찾았다. 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줄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DX 티라노킹(이하 티라노킹)을 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매장에서 판매하는 물량이 워낙 적고 대기자가 많아 모두 실패했다. 이 씨는 "오전 10시 30분에 매장이 문을 열지만 새벽 6시 전부터 돗자리를 깔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며 "현재는 완구 관련 업계에 있는 지인을 수소문하는 동시에, 대형마트의 마지막 완구 판매 물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장난감계의 '허니버터 칩'으로 불리는 파워레인저 '티라노 킹'의 판매 시점을 놓고 대형마트 업계가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내놓으면 품절이 보장된 확실한 '미끼 상품'인만큼 매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12월은 대형마트 완구 매출이 평월 대비 2.5배에 달한다. 티라노킹의 경우 현재 온라인 사이트를 중심으로 7만5000원의 판매가에 2~3배 프리미엄이 붙어 20만원대에 팔리고 있는 상황이다.

포문을 연 곳은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오는 18일부터 일주일간 전점에서 '크리스마스 로봇 대전'을 진행하고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시리즈를 포함한 총 10만점의 로봇 완구를 판매한다고 16일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티라노 킹의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인 5000개 가량을 준비했다"며 "총 3만점의 다이노포스 시리즈 장난감을 전국 100여개 점포에서 1인 1개 한정 판매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량 확보 경쟁이 워낙 치열해 경쟁사의 경우 여름부터 다이노킹 재고 확보에 나선 걸로 알고 있다"며 "현재 대형마트 외에 일부 소규모 완구점 등에도 재고가 남아있지만 정가(7만5000원)대비 2~3배 가격을 부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마트가 온라인 사이트 토이저러스몰을 통해 지난 27일 250개 한정 판매한 티라노킹의 경우 사이트 오픈 4분만에 4만여 명의 고객이 몰리며 매진됐다. 이후 3일간 판매된 750개도 완판에 20여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매주 목요일에 그 주의 할인 행사 품목을 변경하는 이마트도 오는 18일에 티라노 킹 완구 물량을 풀 예정이다. 이마트는 지난 11월부터 매주 주말에 전국 매장에 해당 상품을 700~800개 가량 공급해 왔다. 현재 크리스마스 완구 대전을 진행 중인 홈플러스도 18일부터 고객서비스센터를 통해 티라노킹을 1인 1개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두 업체 모두 "현재 물량 확보를 위해 반다이코리아 측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판매 수량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이처럼 일부 상품의 품절, 혹은 한정 마케팅에 불만을 나타내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허니버터칩, 티라노킹처럼 실제로 물량이 부족한 경우도 있지만 일부 업체들이 '희소성'을 상술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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