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대신 '피맥' 어때요
2014.12.18 13:27
수정 : 2014.12.18 13:27기사원문
소수 마니아들 사이에서 즐기던 피맥(피자+맥주)이 최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18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라거(Lager) 맥주만을 즐기던 소비자들이 에일(Ale) 맥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피맥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수입맥주 열풍과 함께 기존의 국내 맥주시장을 점령해왔던 라거 맥주 대신 프리미엄급 에일맥주 판매량이 증가중인 것도 주된 요인이다.
소규모 양조장(마이크로 브루어리)에서 주로 만드는 에일맥주는 대량생산되는 라거맥주보다 맛과 향이 섬세해 요즘 소비자들의 까다로워진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다. 또한 와인처럼 각 맥주별로 어울리는 맛이 다르기 때문에 치즈를 주재료로 다양한 맛을 내는 피자와 좋은 궁합을 자랑한다.
피맥 열풍은 서울 이태원에서 시작됐다. 이태원을 대표하는 피맥 브랜드인 '더 부스(The Booth)'와 '맥파이(Magpie)'는 수제 맥주와 피자를 내세운다. 더 부스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강남, 방배, 삼성동 등지에 분점을 낼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달콤한 과일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부드러운 밀맥주 '바이젠'이 가장 인기다. 피자 메뉴는 페페로니 피자와 치즈 피자 두 가지로, 조각으로도 판매해 가격 부담 없이 두 가지 피자를 모두 맛볼 수 있다.
20대가 주로 찾는 홍대에도 피맥의 열기가 뜨겁다. 이태원에서 건너온 맥파이와 함께 펍 스타일 수제 맥주 전문점 '플래티넘', 서핑을 콘셉트로 한 '젠틀서퍼' 등 피맥을 즐길 수 있는 업체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신촌에 위치한 '네이버후드'에서는 부산에서 유명한 양조장인 '갈매기브루잉'의 맥주를 맛볼 수 있다. 갈매기 IPA, 펌킨 브라운 에일, 세종대왕 등 개성 있는 수제 맥주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서촌에서도 피맥을 즐길 수 있다. '빚짜'는 국내 4대 브루잉컴퍼니 중 하나인 카파브루어리에서 양조한 수제 맥주를 판매한다. 필스너와 골든 에일, 다크 에일, IPA 샘플러 4종이 빚짜의 대표 수제 맥주다. 콰트로 풍기 피자, 발사믹 리코타 피자, 콰트로 포마지 피자 등 화덕에서 구워 기름기를 뺀 건강한 피자도 함께 선보인다.
갤러리펍 구름공방은 프랜차이즈 중에서는 드물게 피맥을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파스텔톤 일러스트로 예쁘게 꾸며진 매장에서 수제 맥주와 피자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페일 에일과 오트밀 스타우트 두 종류의 수제 맥주를 판매하며 자몽 생맥주, 더치 생맥주 등 칵테일 맥주도 즐길 수 있다. 달콤사과 피자, 불고기로메인피자 등 독특한 피자 메뉴를 갖추고 있다. 특히 베스트셀러인 불고기로메인 피자는 신선한 로메인 샐러드 위에 쫄깃한 소불고기가 토핑되어 있어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수제 맥주를 중심으로 피맥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브랜드들은 대부분 독립점포나 직영으로 운영된다. 수제 맥주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진출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