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5년내 암환자 유전체 분석.. 개인별 항암치료시대 열린다
2014.12.25 16:57
수정 : 2014.12.25 21:40기사원문
'맞춤형 암치료가 암 극복을 이끈다.'
'맞춤형 암치료가 암 극복을 이끈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인 암은 사람마다 달리 나타나는 질환 양상이 문제다. 어떤 사람에게는 꼭 들어맞는 치료법이 또 다른 누군가에는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해마다 암환자 발생건수가 점점 늘어 최근 20만명을 넘었기 때문에 지금까지와 다른 치료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암 극복의 키워드로 유전체 연구에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유전체연구소 맞춤 치료 연구
심영목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25일 "미래의학은 점점 더 고도화되고 개인별로 서로 다른 특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암을 극복하는 그날까지 끊이지 않는 연구와 도전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13년 기존의 암센터를 암병원으로 승격시키고 유전체 기반 맞춤의학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선 5년 내 맞춤형 항암치료 도입을 목표로 삼성유전체연구소를 출범시켰다.
환자상태에 따라 초정밀 타격이 가능한 '스마트 암 요격' 형태의 치료를 실현하는 전초기지 격이다. 삼성유전체연구소는 한국지놈지도를 완성한 박웅양 교수를 소장으로 암병원 지하 2644㎡ 규모의 연구공간을 확보, 염기서열 분석장비 및 데이터분석서버 등을 설치하고 본격 가동 중이다.
■가시적 성과 속속 나타나
가시적인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3월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으로 위암분야에서 개인 맞춤형 표적치료제를 찾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이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환자의 위암조직을 떼어내 유전체 분석을 한 뒤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가진 자원을 활용, 환자에게 맞는 치료약이 무엇인지 확인한 뒤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강원기 삼성서울병원 위암센터장(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현재 표적을 알아도 위암에서는 임상시험이 다양하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며 "이제 보다 많은 위암환자들이 차세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예후가 좋지 않은 폐암과 뇌종양 등에서도 유전체 연구는 빛을 발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는 국제 암 유전체 컨소시엄(ICGC) 산하 폐암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연구에 한창이다. ICGC는 암의 유전체적 특성을 밝혀내기 위해 세계 석학들이 참여해 활동 중인 연구단체다. 세계적인 연구능력, 업적 등을 인정받아야 가입이 가능하다. 박근칠 교수는 "세계 여러 연구자들과 머리를 맞대 한국형 폐암 맞춤 치료방법을 찾아내 폐암정복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타스캔 뇌종양 급감효과
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의학역사상 처음으로 수출에 성공한 아바타 스캔은 개인 맞춤형 치료의 미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아바타 스캔은 환자에게서 추출한 암 세포를 마우스(실험쥐)에게도 똑같이 구현해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올해 뇌종양 진단을 받아 60대 여성 A씨도 오히려 폐암 치료제가 더 잘 맞는다는 사실이 아바타스캔을 통해 확인한 뒤 이후 뇌종양이 급격히 줄어드는 성과를 보였다. 남도현 교수는 "아바타 스캔은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법이 무엇인지를 찾아 제공하는 맞춤의학의 실현에 한 발짝씩 다가서고 있다"며 "첨단의학의 결정판"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의료 혁신= 환자 행복" 재활·감염·재건성형 등 전문 클리닉 10곳 개설
삼성서울병원이 추구하는 미래의학은 단순히 첨단의학을 뜻하지 않는다. 환자행복을 위한 의료혁신이란 비전처럼, 미래의학 또한 환자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무엇인지 고민한데서 비롯됐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이 지난 7월부터 암치유센터를 운영 중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암치유센터는 포괄적 암치료를 목표로 암의 예방에서부터 치료, 재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도록 마련됐다. 이를 위해 진료부분에서 암환자의 정신건강, 재활, 통증관리, 감염, 재건성형, 흉터 등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부딪히게 되는 난관에 따라 그에 맞춰 의료진이 전문적인 관리를 할 수 있도록 10개의 클리닉을 개설했다.
또 별도의 암교육팀을 운영해 환자를 교육하고 사회적 아픔을 돌보는 역할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