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 "병역 기피 목적의 시민권 취득은 없다"
2014.12.30 14:49
수정 : 2014.12.30 14:49기사원문
지난 11월에 있었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 때 자신으로서는 극도로 민감한 부분인 병역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배상문(28·캘러웨이골프)이 보인 반응이다. 한 마디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배상문이 '군 입대냐, 국적 포기냐'의 기로에 선 것이다. 병무청이 그가 신청한 국외 여행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배상문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병무청의 국외여행허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4-2015시즌 PGA투어 개막전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 우승하며 물오른 샷감을 과시하고 있는 배상문으로서는 그 만료일이 다가옴에 따라 여행기간 연장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는 곧 입영 연기로 이어져 형평성을 고려한 병무청으로서는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배상문의 다각적 해결책 모색에 골몰했다. 그러나 관할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은 30일 국외 여행기간 연장 허가가 더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배상문측에 최종 전달했다.
PGA투어에서 통산 2승을 거둔 배상문은 지난 2013년에 첫 승을 거두면서 PGA투어에서 우승한 외국인 선수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관례에 따라 미국 영주권을 획득했다. 그러나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배상문은 대한민국 병역법 제70조에 따라 병무청장 허가가 있어야 해외 체류가 가능하다. 병역법 제70조는 '25세 이상인 제1국민역 또는 보충역으로서 소집되지 아니한 사람이 국외여행을 하려면 병무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시민권을 획득하게 되면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는 배상문이 고려하고 있지 않은 방법이다.
배상문의 국외 여행 만료일은 31일이다. 따라서 그는 만료 시점 30일 이내에 국내로 들어와야 한다. 만약 입국하지 않으면 관계 법률에 따라 고발당할 수도 있다. 현재 미국 LA에 머물며 개인훈련 중인 배상문은 "군에 입대하지 않겠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골프 선수로 좀 더 뛸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입대 연기 역시 합법적인 사유로 신청했다"며 "변호사와 상의해 해결책을 더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배상문이 고려하고 있는 방법은 행정 소송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상문이 병무청으로부터 연기 허가를 받게 되면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프레지던츠컵과 2016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가 있다. 그것을 염두에 둔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