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하고 고층 유리창 닦고.. 생활속으로 들어온 로봇

      2015.01.08 17:12   수정 : 2015.01.08 21:39기사원문


#1. 밑에는 커다란 바퀴, 위에는 네모난 디스플레이가 달린 로봇이 갑자기 다가와 말을 건다. 화면에는 실제 사람의 얼굴이 떠있고, 내가 질문하면 화면 속 인물이 대답을 하고 길을 안내해준다.

#2. 미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구이용 그릴. 딱정벌레처럼 생긴 로봇이 뜨거운 그릴 위를 헤집고 다니면서 발톱으로 찌꺼기를 긁어낸다. 손을 델 염려도 없고 구석구석 깔끔하게 청소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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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스베이거스(미국)·서울=안승현 김혜민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소비자가전쇼(CES) 2015'에서는 미래 첨단기술력을 보여주는 다양한 로봇이 선보여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음식을 배달하는 '철가방' 로봇, 위험한 작업인 건물 외벽을 청소하는 '유리창 닦기' 로봇, 광고와 정보를 전달하는 안내 로봇 등은 당장 실용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올해 CES에는 18개의 로봇기업이 참여했으며 전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25%나 늘어나 로봇이 가전제품군에서 점유율을 맹렬히 높여가고 있는 현실을 입증했다.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7일(현지시간) CES 2015 전시장 중 하나인 샌드 엑스포. 한국업체인 유진로봇이 음식을 배달해주는 로봇 '고 카트'를 전시해 주목을 끌었다.

카메라를 통해 지형지물을 살펴보고 자율 주행하는 로봇이다. 앞에는 지형을 읽는 카메라가, 뒤에는 내비게이션 장치와 음식을 담는 상자가 달려 있다.

전시장 안내를 맡고 있는 이주형씨는 "이 로봇은 양로원에서 쓰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실내에서만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필드테스트를 양로원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CES에서 주로 일본 바이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퓨처로봇은 공공시설에서 4세대(4G) 이동통신 신호를 잡아 뿌려주면서 경비 카메라의 역할을 하는 로봇을 전시하고 있다. 이 제품은 미국 업체가 개발을 요청한 일종의 제조업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SK텔레콤과 중국 차이나모바일이 관심을 보여 상담이 진행 중이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송세경 퓨처로봇 대표는 "이번 CES를 통해 홈로봇 시장이 열린 것을 확인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퓨처로봇은 지난해 29억원의 매출을 올린 강소기업으로, 서비스 로봇 '퓨로-아이 홈'과 '퓨로-아이 시큐어'를 가지고 CES 2015에 참가했다.

퓨로-아이홈은 태블릿PC를 연결해 주변의 동작이나 소리에 반응한다. 송 대표는 "퓨로아이홈의 핵심적인 역할은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것"이라며 "메시지나 사진을 주고받는 서비스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브 엘리멘트 로보틱스사는 개인맞춤형 배달 로봇인 버지 봇(Budgee Bot)을 선보였다.

버지는 무선통신 기술인 지그비와 음파 기술을 활용해 수행비서처럼 자신의 주인을 졸졸 따라다니며 22.67㎏(50파운드) 이하의 작은 짐을 운반할 수 있다. 버지는 정상인에 비해 신체능력이 저하된 노인이나 장애인을 위해 고안됐으며 오는 3월부터 1400달러(약 154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미국 업체인 그릴봇은 이름에 어울리게 바비큐그릴 청소 로봇을 공개했다. 납작하고 동그란 몸체가 얼핏 딱정벌레처럼 생겼는데, 금속 솔과 발톱을 장착하고 바비큐그릴을 달리며 청소하는 로봇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경쟁력

일본회사인 '유카이 엔지니어링'은 일본 특유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로봇을 선보였다. '보꼬'라는 이 로봇은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남기면 집안에서 다른 가족들을 찾아가 육성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목각인형처럼 디자인되었는데, 그 이유는 주로 혼자 집에 있는 아이가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현대 가정을 위한 일종의 '장난감'인 셈이다.

미국 업체 '에코벡스'는 건물 외벽에 붙어 유리창을 청소하는 로봇을 공개했다. 이 로봇은 유리창에 붙여 놓으면 진공청소기처럼 표면을 타고 움직이면서 유리창을 닦는 역할을 한다. 장시간 붙어서 작동하는 데도 움직임이 정교한 것이 특징이다.




로보틱스사가 선보인 '벤봇'은 매장에서 점원을 대신해 쇼핑을 안내해주는 제품이다. 매장 안에 벤봇을 여러 대 풀어놓고 직원이 원격지에서 벤봇에 달린 카메라와 레이저포인트, 스피커, 마이크를 이용해 상품 위치를 안내해주는 방식이다.

더블로보틱스가 선보인 화상대화 로봇은 괴짜 같은 제품이다. 스마트폰으로 조정하면서 카메라를 통해 로봇에 달린 디스플레이에 자신의 얼굴을 전송하는 것이다. 이 로봇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사람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데, 움직임도 자연스럽고 영상 전송도 부드러워 활용도가 높다는 게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로봇, 얼굴마담 역할 톡톡

글로벌 기업들의 로봇을 활용한 홍보전략도 눈에 띈다. 이번 CES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는 디터 체체 메르세데스 벤츠 다임러 AG 회장이 자율주행 콘셉트카 F015 럭셔리 인 모션을 공개하는 자리에 로봇 조수와 동반하면서 관람객들의 환성을 자아냈다.

캠봇은 크고 푸른 눈동자를 굴리며 등장해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체체는 "소비자는 보조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긍정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신뢰를 얻는다"고 기조연설을 통해 밝혔다.
그는 캠봇의 역할은 '친절한 기계'를 구현하는 것이라며 모두가 즐기고 사랑할 수 있는 기술 구현의 필요성을 역설한 셈이다. ahnm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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