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를 빛낸 한국 벤처

      2015.01.12 17:38   수정 : 2015.01.12 17:38기사원문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5.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대부분 '테크웨스트' 전시구역의 정중앙에 위치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관심을 집중했다. 같은 시각,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업체 퓨처로봇의 송세경 대표는 현지에서 열린 로보틱스 컨퍼런스에서 오프닝 연설을 하면서 가정용 로봇을 소개했다. 외신들은 CES에 처음으로 실제 판매 가능한 로봇제품이 등장했다며 극찬을 했다.

테크웨스트의 사우스홀, 삼성전자의 '기어 VR'과 미국 오큘러스가 공동으로 마련한 가상현실 체험 부스에는 관람객들이 인사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거기서 불과 100미터 떨어진 곳에는 한국기업 고글텍이 자체 개발한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미국에 판매하기 위해 바이어들과 쉴 새 없이 미팅을 벌이고 있었다. 최재혁 대표는 올해 미국시장에 대량 공급을 자신하고 있었다.

이번 CES 기간동안 우리가 미처 관심을 가지지 못한 곳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은 전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펼쳤다. 글로벌 대형 가전 브랜드들에 비하면 인지도가 떨어질지 몰라도 이들은 단 4일간의 전시를 위해 1년간이나 준비를 한 만큼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했다.


사실 이번 CES에서는 확실히 가전제품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더 크게 주목받았다. CES의 공식 파트너인 엔가젯은 전시회 종료에 맞춰서 각 부문별로 최우수 제품을 꼽는데, LG전자와 델, 레노버 등을 제외 하면 전부 스타트업(창업기업)과 벤처기업 제품에게 상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의례히 대형 브랜드들이 상을 싹쓸이 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인 셈이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미국이나 유럽의 벤처기업들에 비해 우리나라 참가기업은 숫자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CES2015에 참가한 우리 중소기업은 약 50여개, 이중 40여 업체가 코트라 한국관에 참여한걸 고려하면 단독으로 참가한 벤처기업은 10개도 안된다는 얘기다. 프랑스나 이스라엘은 아예 자국 스타트업과 벤처를 위해 전용관까지 마련해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우리 기업들에게는 그런 기회가 없었다.

이에 대해 CES에 참가한 벤처기업들은 정부의 지원방식이 최근의 기술 발달 속도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지넥스트의 백원일 대표는 신 기술이나 새로운 디자인의 혁신제품을 코트라 한국관이란 틀안에 모아놓으면 오히려 참신성, 혁신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그는 내년부터는 지원을 하더라도 각각 독립부스로 진출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부각시킬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한다고 말했다.


CES는 점점 대기업중심이 아니라 기술 트렌드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들도 여기에 맞춰 실력을 갈고 닦고 있다.
내년 1월에는 미국과 유럽 기업들 사이에서 올해 보다 더 많은 우리 벤처기업을 볼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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