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방학은 복불복? 희비 갈리는 엄마들

유치원 겨울방학을 두고 엄마들간의 푸념과 부러움이 교차하고 있다. 유치원 방학이 짧은 엄마들은 개학이 다가오자 한숨을 돌리지만 여전히 많이 남은 엄마들은 달력만 보면 한숨이 나온다. 유치원 마다 방학기간이 최대 2주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15일 유아교육법에 따르면 유치원들은 180일 이상의 수업일수를 의무적으로 채워야 한다. 나머지 기간은 유치원 원장이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운영하게 된다.

올해 토·일요일과 공휴일을 합친 날은 114일. 따라서 251일 중 의무 수업일수 180일을 뺀 71일이 방학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엄마들은 방학이 짧은 것을 선호한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엄마 이 모씨는 "유치원 겨울방학이 한달을 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이번주에 개학을 하는 유치원을 보면 솔직히 부러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자녀를 돌보기가 쉽지 않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다른 곳보다 긴 방학은 부담이 크다. 직장맘 김 모씨는 "시부모님께 아이를 맡기는 입장에서 방학이 길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종일반을 보내면 되지만 안쓰러운 마음에 그러진 못하고 있다"라며 속마음을 내비쳤다.

실제로 유치원들은 수업일수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치원알리미에서 서울 서대문지역 사립유치원 19곳을 조사한 결과 만 5세 기준 평균 수업일수는 209.5일로 나타났다. 이중 수업일수가 가장 많은 유치원은 243일이었고 가장 작은 곳은 법정 기준일인 180일으로 두 곳의 차이가 63일나 됐다. 어떤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느냐에 따라 방학기간이 두달여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긴 방학과 관련해 학부모들이 갖는 또다른 불만은 방학이 길든 짧든 평소와 같은 유치원비, 차량 운행비, 급식비를 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엄마들의 불만은 오해해서 비롯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과 관계자는 "유치원 원비는 1년 총액이 정해져 있고 이를 월별 또는 분기별로 나눠서 내는 것"이라며 "방학인데도 유치원비를 똑같이 내야하느냐는 불만은 학부모들의 오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유치원들은 매년 2월 유치원알리미에 학사정보를 공시하도록 돼 있다"면서 "방학기간 같은 정보도 여기서 확인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mail]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