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 KTX, 서울서 광주 90분만에 주파.."반나절 생활권 실감"
2015.01.15 15:43
수정 : 2015.01.15 15:43기사원문
"쾌적하고 넓어서 좋네. 벌써 광주야? 겨우 50분 탔는데…."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오는 3월 호남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지난 14일 가진 시승식 행사 참석 국토교통부 기자들의 첫 마디다.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오송역에 도착하자마자 단정한 버건디 컬러 옷을 입은 호남고속철도가 반겼다. 공기저항을 거의 안받을 정도의 유려한 탄환 모습의 이 열차는 현대로템이 제작한 한국형 고속열차다. 호남고속철도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오송역을 출발한 지 불과 50분만에 182.3㎞ 떨어진 광주송정역에 기자들을 내려놨다.
■서울서 광주까지 불과 90분만에 연결
3월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광주까지 불과 93분만에 연결된다. 지난 2004년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인지 10여년만에 호남권 등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충북 오송에서부터 광주 송정까지 노선이 신설되면서 기존 운행선보다 운행시간이 66분이나 단축됐다.
호남고속철도는 지난 1987년 노태우 대통령 때 선거공약으로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2006년 착공됐다. 총 사업비 8조3529억원을 투입해 기존 노선이 아닌 새로운 노선을 건설하고 차량을 구입하면서 이번에 개통을 앞두게 된 것이다.
호남고속철도는 서울 용산에서 광주 송정을 잇는 노선으로, 기존 노선인 광명, 천안아산을 지나 새로운 노선에 있는 오송, 공주, 익산, 정읍 등 중간역을 두게 된다. 철도시설공단 김계웅 건설본부장은 "기존 서대전 노선은 고속주행이 어렵지만 이번 새로운 노선을 활용하면서 주행시간이 66분이나 단축되게 됐다"며 "이에 따라 서울에서 광주송정까지 지금보다 1시간 이상 단축된 90분대에 연결, 호남권도 반나절 생활권에 들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노선은 서울 용산에서 오송을 거쳐 서대전을 경우하면서 광주송정까지 거리가 216㎞에 달하는데다 서대전에서 익산구간까지 고속주행이 불가능해 서울 용산에서 광주송정까지 무려 2시간 39분이 걸렸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운 노선을 건설하면서 오송에서 공주역으로 바로 연결되면서 운행시간이 1시간33분 이내로 1시간 이상 단축되게 된 것이다.
■KTX 산천보다 쾌적하고 넓어져
이날 시승한 열차는 현대로템이 KTX산천을 개량해 만든 것으로, 최고영업속도 300㎞/h를 자랑한다. 시속 300㎞까지의 가속성능이 287초가 걸리고 감속성능도 시속 300㎞에서 정지까지 69초면 가능하다.
이 차량의 특징은 우선 승객들이 탑승하는 자리가 아늑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무릎공간을 확대해 앞 공간이 불편하지 않으며 실내조명도 LED를 채용해 아늑한 느낌을 준다. 또 각 자리마다 전원 콘센트를 마하고 인터넷 속도도 크게 높여 이용자들이 정보통신(IT)기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차량의 승차감도 크게 좋아졌다. 소음도 기존 KTX 산천차량보다 낮아졌으며 좌우롤링도 많이 개선됐다고 공단측은 설명했다. 강영일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호남고속철도 차량은 댐퍼(흔들림 방지장치)를 개선하고 무릎공간 승차감을 기존 KTX산천보다 6.8% 개선하는 등 여러모로 진일보한 열차"라고 설명했다.
1개 열차(1편성) 당 좌석도 KTX산천 대비 47석이 증가해 410석에 달한다. 이에따라 1편성 당 하루 4000명을 추가 수송할 수 있다.
호남고속철도는 주요 부품의 국산화 율이 90%에 달하는 순수 국산열차다. 운전제어기, 제동제어기, 차상신호표시장치, 계기용변류기 등 핵심 부품을 국산화시킨 결과다.
강 이사장은 "영업운전에 앞서 코레일이 운영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완벽하게 마무리 해 인계할 예정"이라며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호남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