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협박녀' 2명 모두 실형

이병헌도 범행 빌미 제공

영화배우 이병헌씨(45)에게 함께 술을 마시며 음담패설을 나눈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한 뒤 현금 50억원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걸그룹 멤버 김모씨(21)와 모델 이모씨(25)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다만 법원은 이병헌씨에게도 유부남으로서 이번 사건의 빌미를 먼저 제공했다며 일침을 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정은영 부장판사)은 15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년2월을, 김씨에게는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과정에서 김씨 등은 이병헌씨와 이씨가 연인관계였고 이씨가 일방적 이별통보를 받고서 성적 대상에 불과했다는 배신감에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 내용을 볼 때 이씨가 연인으로부터 일방적 이별통보를 받아 배신감 때문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결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금전적 동기에 의한 계획적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범죄 피해자인 이병헌씨의 행동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유명인으로서 가정이 있는 사람임에도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 피고인들과 어울리며 과한 성적 농담을 하고 이성으로서 관심을 보이는 등 범행의 빌미를 먼저 제공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이병헌씨와 사석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음담패설을 나눈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뒤 50억원을 주지 않으면 인터넷상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됐다.

[e-mail]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