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수술 대동맥박리, 형태에 따라 약물치료가 더 효과
2015.01.20 10:46
수정 : 2015.01.20 10:46기사원문
응급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알려진 대동맥박리가 형태에 따라서는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송재관 교수·흉부외과 주석중·김준범 교수팀은 1999년부터 2011년까지 대동맥박리 환자 중 혈류의 역방향으로 대동맥박리가 일어난 49명을 분석한 결과, 일부 환자에서 수술보다 약물치료가 장기생존율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역방향 대동맥박리 환자 중 특정 조건이 만족된 환자 16명에게 수술 없이 약물치료를 했더니 5년 생존율이 100%로 나타났다. 수술을 한 환자 33명의 5년 생존율 81.2% 내외 보다 더 높은 5년 생존율을 보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치료 지침에 관해서 정확히 정립 되지 않던 역방향 대동맥박리 치료에 새로운 치료 방침을 제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동맥 박리란 심장과 연결돼 우리 몸 곳곳으로 혈액을 보내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의 내벽이 찢어져, 혈액이 원래 흘러야하는 통로(대동맥 진강)가 아닌내막과 중막 사이의 분리된 새로운 공간(가성 내강)에도 피가 흐르는 것이다. 이에 대동맥의 장축을 따라 대동맥 벽이 갈라지는 파열 직전의 매우 위험한 현상이 발생한다.
그동안 대동맥 박리가 일어난 위치에 따라 치료 지침이 달랐다. 대동맥 궁을 기준으로 심장과 가까운 부분인 상행대동맥 박리는 수술을, 복부 쪽으로 뻗은 하행대동맥 박리는 약물치료를 원칙으로 했다. 하지만 역방향 대동맥박리는 마땅한 지침이 없었다.
지팡이모양으로 생긴 상부 대동맥은 혈액이 궁을 지나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 때문에 대동맥박리 역시 혈류와 같은 방향으로 찢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아주 드물게 역방향으로 대동맥박리가 진행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대동맥박리 발병 당시 혈류가 안정적이며 상행대동맥의 분리된 내강이 혈전으로 차 있고 심장과 가까운 상행대동맥의 직경이 5.5cm 미만인 환자들에게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했다.
그 결과, 약물치료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이 수술환자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 교수는 "다양한 형태의 대동맥 박리를 CT등과 같은 최첨단 영상기법을 이용해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흉부외과와 심장내과의 협진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대동맥박리는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급증하는 응급질환"이라며 "흉부를 칼로 찢는 듯 하거나 혈압을 상승시킬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치료경험이 많은 대동맥질환 전문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미국 심장학회 공식학술지 써큘레이션(Circulation)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