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로 한국산 인정받아 가격경쟁력 확보
2015.01.22 16:47
수정 : 2015.01.22 16:47기사원문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인 올해 정부가 평화통일 기반구축법을 제정, 한반도 통일시대를 개막하는 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통일준비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휴전선 너머의 개성공단은 여전히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2일 업계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선 개성공단이 활성화돼야 하고 이를 위해 3통(통행·통관·통신) 문제 등 작은 것부터 풀어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개성공단 생산량 2013년 전년비 반토막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개성공단은 시련의 연속이다. 먼저 지난 2010년 우리 정부의 5·24조치에 이어 2013년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는 개성공단의 위기를 불러왔다. 5·24조치 이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수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업종을 바꾸거나 제3국으로 진출해 버리거나 파산한 기업도 발생했다. 5·24조치가 해제되더라도 기존 바이어와의 관계가 훼손돼 회복 불능인 기업이 속출했다.
숫자로 살펴보면 2010년 19억달러를 기록했던 남북교역량은 5·24조치 이후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얼어붙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성공단이 6개월 동안 문을 닫았던 2013년의 교역량은 2012년과 비교해 42% 급감한 11억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
생산량도 마찬가지다. 2012년 4억6950만달러에 이르던 생산량은 2013년 2억2378만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여기에 지난해 말 북한이 일방적으로 북한이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임금을 해마다 5% 이하에서 점진적으로 인상해 오던 규정을 없애기로 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북한의 일방적 개성공단 노동규정 개정에 반대하며 개성공단 현지를 방문해 북측 당국과 협의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 작은 것부터 풀어나가야
물론 기대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기회다. 한·중 FTA 타결로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게 됐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자사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게 되면 가격경쟁력은 물론 '메이드 인 코리아' 효과를 통해 중국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제씨콤의 이재철 대표이사는 "한류 열풍이 거센 중국 내수시장은 매력적인 수출시장"이라며 "관세 혜택까지 받는다면 한류에 가격경쟁력까지 합쳐져 중국 내수시장 안착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공동브랜드인 '시스브로'에 대한 기대도 상당하다. 시스브로는 지난해 4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합작해 론칭한 공동 패션브랜드다. 남녀 속옷, 드레스셔츠, 남성 재킷, 청바지, 양말, 레저용 신발, 골프 웨어 등 아이템도 다양하다. 7개 업체에서 시작해 최근엔 14개 업체가 참여하면서 몸집도 커지고 있다.
이희건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수석부회장은 "남북 관계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전제한 뒤 "큰 것보다는 3통(통행·통관·통신) 문제 등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해결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개성공단 입주사 부회장도 "정부가 통일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인데 너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선 우리 정부가 먼저 줄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양보하면서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풀어나가야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