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사업 특성상 따라하기 쉬워, 자본력 갖춘 대기업 '독식' 우려
2015.01.25 17:30
수정 : 2015.01.25 17:30기사원문
아직 태동단계에 불과한 국내 O2O 시장이 활성화 되기 위해 대기업들의 시장 독식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신생 벤처)가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쉽게 따라하기(벤치마킹)가 가능한 O2O 사업 특성상 곧 유사한 업체들이 등장해 시장 성패가 머니게임에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KT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가 발간한 'O2O 커머스 트렌드 및 시사점' 보고서는 O2O시장은 서비스 자체가 단순해 진입장벽이 낮아 보이나, 우선적으로 판매자와 구매자 네트워크를 장악하면 이 자체가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결국 승자독식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O2O 사업은 단순히 아이디어만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닌 오프라인에서의 영업력이 관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자본력 중심으로 시장 쏠림
현재 O2O시장 선점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자본력'이다.
O2O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업체들은 투자금 대부분을 받자마자 바로 마케팅과 영업을 위해 할애해 후발주자의 진입을 차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버의 경우에도 지난해 6월에 약 12억 달러(약 1조 2987억 6000만원)의 펀딩을 받은 후 몇 개월 뒤 바로 마케팅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추가적인 펀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도 O2O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기업들 시장 참여 잇따라
특히 초창기 벤처기업이었던 배달음식 앱 위주로 형성된 O2O 시장 경쟁이 최근에는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양상이다.
배달의 민족, 배달통, 요기요 등 음식배달 앱 위주로 펼쳐지던 O2O 시장 경쟁이, 최근 택시 분야로 넘어가면서 네이버-다음카카오-SK플래닛 등 대기업 간 전쟁으로 확산된 것이다. 다음카카오와 SK플래닛은 연내 국내에서 택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을 알렸으며, 네이버는 라인택시를 이미 일본도쿄에서 시작했으며 향후 확장 여부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택시를 넘어 각사가 지닌 모바일 트레픽과 기존 서비스 등을 활용해 다양한 O2O 사업 분야에 진출해 나갈 계획이다.
■대기업 관심 안 갖는 소형시장부터 공략해야
업계에선 O2O 시장에서 벤처기업이 지속적으로 나와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벤처기업들이 대기업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분야에 진출해 세를 늘려가는 방식을 택하는게 좋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명함관리 앱 '리멤버'다. 오프라인의 명함을 디지털화 시켜주는 작업을 하고 있는 리멤버를 서비스하는 드라마앤컴퍼니는 지난달 국내외 벤처캐피털들로부터 2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받기도했다.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O2O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들의 진출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며 "스타트업들이 O2O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대기업 진출 영역을 피하거나 대기업과 제휴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