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대기업 '취업문'.. 여자·문과생 더 힘들다
2015.03.02 17:46
수정 : 2015.03.02 17:46기사원문
전경련 500대 기업 조사 여성선발 예정비율 23% 이공계 선호현상도 여전
국내 상반기에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겠다는 대기업보다 줄이겠다는 대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졸 신규채용 인원 가운데 여성 비중은 23%에 불과해 남성보다 여성이 취업하기가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207개 기업 응답)을 대상으로 '2015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더 뽑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12개(5.8%)였고 '지난해보다 덜 뽑겠다'고 답한 기업은 14개(6.8%)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응답기업 가운데 10개(4.8%)는 아예 상반기에 신규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만큼 뽑겠다'는 기업은 37개(17.9%)였고 134개(64.7%) 기업은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중복응답)로는 '국내외 업종 경기 악화'(26.4%)라고 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이어 '회사 내부 상황 악화'(23.6%), '정년연장으로 퇴직인원이 줄어 정원관리를 위해 신규채용 수요 감소'(23.6%), '통상임금 등 인건비 부담'(6.9%), '예년 채용 수준 유지'(4.2%) 등의 순이었다.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 중 이공계 선발 비중은 평균 59.2%로 조사돼 대기업에서 문과보다 이공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 선발 비중이 높은 업종은 건설·에너지(74.3%), 공기업(73.3%), 제조업(66.7%) 등이었다. 문과생을 더 많이 뽑겠다는 업종은 도소매업(77.5%), 운수업(66.7%) 등이었다.
신규채용 직원 중 여성 선발 비중은 평균 23.4%로 나타나 남성보다 여성의 취업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여성 선발 비율이 높은 업종은 운수업 43.3%, 정보서비스업 30.0%였다.
기업들은 신규채용 규모 결정에 영향을 주는 중요 요인(중복응답)으로 '적정 TO'(55.8%), '국내외 업종경기 상황'(19.4%), '인건비 총액'(15.3%), '정부시책 호응'(5.8%) 등이라고 응답했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노사팀장은 "국내외 경기부진,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인건비 상승, 내년부터 시행되는 60세 정년 의무화 등으로 지난해보다 신입직원을 많이 뽑는다고 밝힌 대기업이 5.8%에 불과해 상반기 대졸 취업난이 심각해 보인다"며 "특히 대기업에서 이공계와 남성선호도가 높아 문과 출신 여성의 취업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