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미국 대사 진보성향 문화단체 대표에 테러당해
2015.03.05 10:20
수정 : 2015.03.05 10:20기사원문
리퍼트 대사는 5일 오전 7시40분께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강의를 준비하던 도중 김기종씨(55)로부터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김씨는 진보성향 문화운동 단체인 우리마당 대표다.
목격자들은 리퍼트 대사의 오른쪽 뒤쪽 테이블에 있던 김씨가 갑자기 다가와 리퍼트 대사를 밀어 눕히고 흉기로 여러 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현장에서 붙잡힐 당시 "오늘 테러했다. 우리마당 대표다. 유인물을 만들었다. 전쟁 훈련에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이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리퍼트 대사를 공격하기 전모 교수에게 유인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2010년 7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특별강연회 도중 시게이에 도시노리 당시 일본대사에게 지름 10㎝와 7㎝짜리 시멘트 덩어리 2개를 던진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법원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보다 앞선 2006년에는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하자 동료 6명과 함께 본적을 경북 울릉군 독도리 38번지로 옮기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순찰차를 타고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세브란스병원으로 다시 옮겼다. 피를 많이 흘렸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상원의원 시절인 지난 2005년부터 보좌해 온 최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수석보좌관 겸 비서실장,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의 요직을 거쳐 지난해 10월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김씨를 검거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수사당국은 일단 대공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건의 진상은 물론 배후세력까지 엄중하게 조사하는 한편 주한 외교사절과 공관저 시설 등에 대한 신변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