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아이폰은 No!" 부모 발목잡는 키즈폰의 함정

      2015.03.17 15:10   수정 : 2015.03.17 17:57기사원문

자녀의 안전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키즈폰이 여기저기서 불만을 사고 있다. 부모가 특정 통신사를 써야만 이용이 가능하거나 또다른 제품은 보호자가 특정 OS가 깔린 제품을 사용할 경우에는 무용지물이다. 결국 키즈폰을 쓰는 동안 부모들은 다른 통신사를 쓰거나 휴대폰을 바꾸지 못하는 '족쇄'인 셈이다.

16일 새학기가 시작되며 키즈폰을 찾는 학부모들이 흔히 보인다. 특히 학교차원에서 등·하교를 알려주는 알리미서비스나 간단한 통화 기능을 갖춘 키즈폰 구매의사를 묻는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곳도 있다. 이처럼 관심이 높은 키즈폰이지만 예상치 못한 조건들은 부모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출시 6개월만에 가입자 13만명을 넘어선 SK텔레콤의 '키즈폰 준'은 부모중 한명이 SK텔레콤 가입자여야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자녀의 실시간 위치·문자메시지 등 핵심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별도의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KT, LG유플러스, 알뜰폰 통신사 등은 불가능하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가 있는 한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며 키즈폰을 알아봤는데 SK텔레콤 가입자만 가능하다고 얘기해 포기했다"면서 "요즘같은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 같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결국 부모들은 아이가 키즈폰을 쓰는 동안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도 못하는 것"이라며 "가입전에 알려준다고 하지만 결국은 고객을 묶어두려는 것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키즈폰 준 서비스센터 상담 결과 부모가 타 이통사로 옮길 경우 관리자 인증이 안되기 때문에 위치확인이나 문자메시지 전송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고객들의 비용절감 등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키즈폰 준은 어린이 안심환경 조성을 위해 저렴하게 내놓은 제품"이라며 "사업자별로 특성에 맞는 서비스·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며 먼저 사업자간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적으로 타사 망과의 연동을 위한 시스템 개발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수익이 아니라 고객 서비스를 위해 내놓은 제품으로 타 통신사에 개방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고 과금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사업자별로 특성에 맞는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상호아 말했다.

LG전자가 지난해 7월 내놓은 키즈온은 키즈폰 준과는 달리 다른 통신사를 이용하는 부모들도 사용할 수 있지만 아이폰일 땐 안된다.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만 관리자 어플을 설치할 수 있다.
부모들은 휴대폰 교체에 제약을 받는 셈이다. LG전자가 유럽에 출시한 키즈온 역시 부모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스마트폰만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키즈온은 안드로이드 전용제품임을 사전에 공지하고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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