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美 이동통신업 진출하나?
2015.03.20 11:43
수정 : 2015.03.20 13:13기사원문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대표 기업인 미국의 구글과 애플이 각각 이동통신업에 도전장을 던질 모양새다. 구글은 이미 미국 이동통신사와 이동통신재판매(MVNO) 계약을 체결했고 애플은 차기 아이폰에 가입자인증칩(SIM)을 탑재, 소비자가 이통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왔다.
20일 KT경제경영연구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수개월 내 미국 내 이동통신업을 시작할 것임을 예고했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소규모로 미국 내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글은 현재 스프린트, T-모바일 등 미국 내 이동통신사와 MVNO 계약을 이미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수년 전부터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실험 및 소규모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2013년에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마운틴 뷰 캠퍼스에서 라디오 네크워크 사용허가 신청서'를 제출, 롱텀에볼루션(LTE) 이통망 구축을 위해 소형 기지국 50개를 설치했다.
특히 구글은 이미 기가급 유선 인터넷 서비스인 'Google Fiber'를 시작했다. 현재는 캔자스 시티 등 미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곧 애틀란타 등 동부 지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WSJ는 "구글은 유선 인터넷 서비스, 와이파이(WiFi) 및 이동통신망에 기반한 인터넷 서비스, 인공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 등의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며 "네트워크를 포함한 ICT 전 가치사슬의 수직 통합을 통해 무인자동차, 사물인터넷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도 통신업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 전문 매체인 애플 인사이더(Apple Insider)는 최근 애플 소식통의 말을 인용, 애플이 올해 하반기에 가칭 '아이폰(iPhone) 6S'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2GB 램을 탑재하고 애플 SIM이 선탑재 돼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 SIM이 적용되면 소비자들은 장기 약정 없이 애플 SIM 제휴 이통사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의 이런 도전은 처음이 아니다. '아이패드에어(iPad Air) 2' 출시 시 애플 SIM을 탑재했지만 이통사인 AT&T는 서비스 가입 시 타사 인증을 막았고 버라이즌(Verizon)은 아예 지원하지 않았다. 사실상 이통사들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셈이다.
애플 인사이더측은 "현재 미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시장 입지가 바뀌었고 애플의 아이폰이 미국 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유명한 단말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아이패드에어2 때와 같이 애플 SIM을 무시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해 9월 '다이나믹 이통사 선택(Dynamic Carrier Selection)' 시스템 관련 특허를 획득했다. 애플이 MVNO 시스템을 운영하고 개별 이통사로부터 음성 및 데이터 요금제 가격을 입찰 받아 단말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과거 사례로 봤을 때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SIM을 탑재한다면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이통사를 선택할 수 있어 전반적인 요금 인하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이통사들의 협력이 있어야 가능해 (이통사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