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 패러다임, 표적치료제에서 면역항암제로 이동

      2015.03.25 09:47   수정 : 2015.03.25 10:00기사원문
항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암 세포만을 공격하는 2세대격인 표적 항암제를 넘어 이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면역항암제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외국계 제약사들은 이미 면역항암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BMS, 한국MSD 등이 개발한 면역항암제가 최근 국내 시판 허가를 받았다. 이외에 로슈, 노바티스, 아스트라제네카 등 외국계 제약사들도 면역항암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 1세대 화학 항암요법→2세대 표적 항암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독성물질 '니트로겐 머스터드'가 악성종양에 효과가 있다고 확인되면서 1943년 호지킨 림프종 치료를 위한 최초의 항암제가 됐다. 이러한 화학 항암요법은 주로 수술이 불가한 환자나 수술 전 종양 크기를 줄이기 위해 시행되는데, 분화속도가 빠른 정상세포까지 구분 없이 공격해 탈모, 구토, 합병증 등의 부작용이 있다.

화학 항암요법이 1세대 항암치료였다면 2세대 항암 치료요법은 표적 항암제이다. 1997년 처음 등장한 표적항암제는 특정 유전자 변이에 의한 종양 세포만을 표적해 화학 항암요법에서 나타나는 탈모, 구토 등의 부작용이 족고 치료제 반응률이 높다. 2001년 만성골성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노바티스)가 개발된 이후 외국계 제약사는 물론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사들도 지금까지 표적 항암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 면역체계 자극해 종양 세포 공격

차세대 항암 치료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종양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닌 면역체계에 합성 면역 단백질과 같은 요소를 추가해 면역체계를 자극해 종양 세포를 공격한다. 면억항암제는 면역세포 표면에 있는 PD-1, CTLA-4, LAG-3 등 억제기전의 수용체와 종양세포 사이의 신호경로에 작용해 종양세포를 억제한다. 면역항암제는 기전 항암 치료와 달리 암 환자들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누리며 기대수명에 가까울 만큼 장기간 생존 기간을 연장시키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 출시된 면역항암제는 '키트루다'(한국MSD), '옵디보'(한국오노약품공업), '여보이'(한국BMS) 등이다.

최근 식약처 판매 허가를 받은 '키트루다'는 항 PD-1 면역항암제로, 인체의 면역체계를 이용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법을 제시한 새로운 기전의 항암제이다. 키트루다는 현재 흑색종, 폐암, 유방암, 위암, 두경부암 등 30종 이상의 암 질환에서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같은 계열인 옵디보는 신세포암,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위암, 식도암, 호지킨림프종 등 다양한 암에 대해 임상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로슈가 개발 중인 항 PD-L1 면역항암제는 현재 폐암, 방광암 등에 대한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 노바티스, 아스트라제네카 등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표적 항암제가 항암 치료의 대세이지만, 최근 면역항암제가 차세대 항암 치료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외국계 제약사들이 항암 파이프라인을 갖추면서 면역항암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어 향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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