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3%도 위험하다

      2015.03.25 17:35   수정 : 2015.03.25 21:55기사원문

한은 부정적 전망 "내수침체 계속될 땐 3% 장담 못한다"
내달 전망치 하향할 듯 국내외 기관도 내려잡아 일부선 2%대로 낮춰





한국은행이 내부적으로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 침체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 우리 경제가 3% 성장률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은 다음달 9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 시 3% 초반까지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은 고위 관계자는 3% 성장률 달성 여부에 대해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1월 실물지표와 2월 주요지표들을 모니터링한 결과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의 효과를 감안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현재로선 대외의존성이 높은 한국경제 특성상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3%대 성장률'은 한국 경제에 일종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다.

한은이 당초 4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을 깨고 3월에 금리인하 카드를 던진 건 연초부터 실물경기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했던 성장경로에서 이탈했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을 대변해준다. 통상 0.1% 내외의 수준을 갖고 성장경로에서 이탈했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3월에도 연초 경기흐름이 지속될 경우 4월 큰 폭의 성장률 하향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0일 10조원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국면을 전환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올해 성장률을 3.9%로 전망했으나 지난해 4·4분기 쇼크로 인해 1월 3.4%로 0.5%포인트나 내렸다. 4·4분기 쇼크란 통상 전분기 대비 1.0%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깨고 0.3%를 기록, 세월호 사고 직후인 2·4분기(0.5%)보다도 분기 성장률이 하락한 것을 말한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4·4분기 전분기 대비 0.3%밖에 성장하지 못했다는 건 상당부분 정부의 재정지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기인한다"며 "확장적 재정정책을 한다고 했는데 결국 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1월과 2월 경제지표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월 산업생산이나 소비, 투자, 수출입 등 어느 것 하나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7%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철강·중공업 등 주요 제조업들이 포진해 있는 1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3.7%나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10.5%) 이후 6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역시 전달보다 각각 3.1%, 7.1%나 감소했다.

국내외 기관들도 줄줄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유관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3.7%에서 3.4%로 0.3%포인트 낮췄으며 아시아개발은행(ADB)은 3.8%에서 3.5%로 조정했다. 심지어 노무라증권은 2.5%로 전망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4.0%도 가능하지만 세계 경제의 상황에 따라서 2.3%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6월 말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말 제시한 올해 전망치(3.8%)를 수정할 예정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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