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100년史 모았다...한국 최초 대중음악박물관 경주에 개관
2015.04.20 10:49
수정 : 2015.04.20 10:49기사원문
한국 대중음악 100년사를 모아 놓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이 오는 25일 경주 보문단지에 문을 연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원통형 유성기와 유성기 음반(SP)부터 현재 음반, 이 밖의 각종 기록물을 포함한 7만여 점의 전시물을 이곳에서 상설로 기획·전시한다고 20일 밝혔다.
박물관은 총 3개 층에 층당 1090㎡(330평) 규모로 1층에는 초대형 스피커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음악 카페, 2층에는 엄선된 1천여 점이 시대순으로 정리된 상설 전시실, 3층에는 오디오관과 시청각실, 지하에는 유물의 수장고 및 연구 공간을 배치했으며 야외에는 1500㎡(500평) 규모의 데크형 공연장도 갖췄다.
1층부터 3층까지 올라가는 계단 벽면에는 500여장에 달하는 아이돌 가수들의 싸인 CD가 진열돼 K팝에 관심이 높은 청소년과 외국인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예정이다.
대중가요의 효시로 불리는 안기영의 '내 고향을 이별하고'(1925), 한국 최초의 창작가요로 알려진 이정숙의 '낙화유수'(1929) 등 유성기 음반부터 1958년 국내에서 처음 제작된 LP 등 시대적으로 의미있는 자료들을 만날 수 있다.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박향림의 '오빠는 풍각쟁이야' 등 1930~40년대 유성기 음반들과 일제 강점기의 신문 광고, 공연 안내 자료 등 당시 대중음악인들의 활동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도 전시된다.
또 최초의 미국 시장 진출 걸그룹인 김시스터즈의 미국 음반, 국내 그룹사운드 최초의 음반인 키보이스의 데뷔 음반, 신중현이 이끈 록밴드 애드훠의 음반 등도 있다. 음반 외에도 오디오관에서는 웨스턴 일렉트릭의 스피커 16A(WE 16A 혼), 웨스턴 일레트릭의 미로포닉(Mirrorphonic) 시스템, 자이스콘, 프로페셔널 오토그래프 등 진귀한 음향 시스템도 전시된다. 주요 음반과 영상 자료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시청각실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남진, 이시스터즈, 이금희, 김상희, 현미, 백두산의 김도균, 클론의 강원래, 김바다, 조항조 등이 직접 입은 의상과 한대수, 김목경, 김광석(기타리스트), 김두수, 이장혁, 부활의 김태원 등이 사용한 기타를 기증해 박물관에 전시된다. 이 박물관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도움 없이 한 민간인이 설립해 눈길을 끈다. 박물관장 유충희씨는 지난 30년간 한국대중음악의 유물을 수집해온 기업가다. 한국 대중가요에 대한 애정으로 개관을 결심했다고 전한다.
박물관의 자문위원회는 대중음악평론가 최규성 씨를 위원장으로 학계, 방송, 음악평론 등 분야별 전문가 15인으로 구성됐다.
개관식은 25일 오전 11시에 열리며 25~26일에는 무료 입장할 수 있다. 27일부터는 유료. 6000원~1만2000원. (054)776-5502.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