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화력발전소 공기업, 자격 미달 업체와 구매 계약"

화력발전소 공기업이 주요 설비를 구매하면서 자격이 안 되는 업체와 계약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20일 감사원이 공개한 '화력발전소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2014년 5월 313억원 규모의 태안 9·10호기 비상발전기 등을 구매하면서 입찰 참가가 제한되는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남부발전 역시 삼척 1·2호기 기계공작실 신축 등 총 142억원 규모의 공사 계약을 체결하면서 심사기준을 임의로 바꿔 자격 미달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서부발전과 남부발전 사장에게 관련 직원을 징계처분하라고 통보했다.

이번 감사를 통해 남부발전 등 5개 기업이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하며 주요 설비 1134개 중 642개의 내진 성능을 검토하지 않은 점도 나타났다.

화력발전소 설비의 경우, 주요 설비가 지진으로 인해 손상되지 않도록 설계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도록 규정에 명시돼있다.

감사원이 일부 시설에 대한 내진 성능 평가를 실시한 결과 비상발전기 등 주요 시설이 내진 성능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부발전 등 5개 기업 사장에 내진 성능을 확보했는지 확인 가능한 기준을 마련하고, 문제가 있는 설비에 대해서는 내진 설계를 보완하라고 통보했다.

[e-mail]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