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식품 '히트음료 제조기' 김미정 중앙연구소장

      2015.04.23 17:40   수정 : 2015.04.23 22:22기사원문

사내 첫 '워킹 맘' 연구소장. 웅진식품의 김미정 중앙연구소장(43·사진)에게 따라붙는 별칭이다.

4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내 첫 여성 연구소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김 소장이 산파 역할을 한 히트음료들 덕분이다. '아침햇살' '하늘보리' 등 웅진식품의 대표적인 히트음료들이 김 소장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개발 과정에서 에피소드도 많았다. 아침햇살은 쌀을 음료화하는 과정에서 미생물로 인한 변질이 큰 이슈였다. 김 소장은 "곡물 고유의 풍미를 살리면서도 미생물은 완전히 제어할 수 있는 적절한 배합비와 살균온도, 살균 시간 등이 필요했다"면서 "미생물 제어기술을 찾기 위해 푹푹 찌는 8월에 35도가 넘은 음료 공장에서 며칠 밤을 새우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김 소장은 중앙대에서 식품가공학을 전공하고 고려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지난 1995년 웅진식품에 입사해 20년째 장기근무했다. 1999년에는 '아침햇살', 2000년에는 '하늘보리' 음료를 개발해 히트시켰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상온 유통 착즙주스인 '자연은 지중해 햇살'까지 개발했다.

김 소장은 "신제품 개발을 위해 주스의 원산지인 스페인에 다니면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의 주스를 찾기 위해 하루 평균 120잔의 주스를 시음했다"면서 "총 2주간의 출장에서 1800잔 정도의 주스를 마신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 상온 착즙주스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없어 그동안 상품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웅진식품의 차음료를 주문자상품표시(OEM) 생산하며 길게 인연을 이어온 아셉시스 글로벌이 생산라인을 추가 도입하며 상온 착즙 주스를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본격적으로 상온 착즙주스 개발에 나서게 됐다.

아울러 김 소장은 "식품 혁신이란 소비자들의 니즈를 찾아내고 충족시켜주는 데서 나온다"면서 "소비자의 니즈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의 통찰력과 관찰한 내용의 의미를 잡아내는 분석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밥으로만 먹던 쌀을 음료로 만든 '아침햇살', 원래는 집에서 끓여 먹던 보리차를 용기에 담은 '하늘보리', 아무런 첨가물 없이 콩즙 고유의 맛을 살렸던 무첨가 두유 '대단한콩' 등이 이러한 식품혁신을 위한 웅진식품의 노력이 담긴 제품이다.



김 소장은 지난 2013년 대추·쌀·보리·매실 등 국내산 농산물로 음료를 만들고, 시장을 활성화시킨 공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김 소장은 앞으로 포부에 대해 "소비자들의 숨은 니즈를 발굴한 시장 최초의 제품들을 더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후배 연구원들에게도 효과적으로 전수해서 웅진식품 중앙연구소를 식음료 개발 사관학교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덧붙였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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