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2015.05.05 17:18
수정 : 2015.05.05 17:18기사원문
"핀테크는 기존의 금융서비스를 보완해줄 수 있는 틈새시장의 서비스가 돼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 같은 정부 주도의 큰 그림보다는 소비자 중심의 편리한 금융서비스로 발전돼야 한다. 이에 앞서 정보 공유와 개방적 시각으로 핀테크에 대한 활발한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서울국제금융포럼'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국내 핀테크 발전 방향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임 센터장은 "핀테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방적 시장환경과 핀테크에 대한 투자가 가능한 정보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해외 선진 기업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국내에 아이폰을 못 들어오게 막았다고 상상해 보면 지금 한국을 여행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에 와서 애플페이를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국내 시장에 대한 과보호가 오히려 한국 기업이 외국에 나갈 때 장애가 될 수 있고, 애플페이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도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 주도의 핀테크에 대해서는 시대착오적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일괄적 정책보다는 작지만 실질적 금융수요를 만족할 수 있는 혁신들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우리는 정부가 이끌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그러다 보니 무조건 큰 것을 만들려고 한다"며 "과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인터넷TV(IPTV), 종합편성채널처럼 정부가 주도하면서 붕어빵식의 똑같은 서비스로 고착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국내에서 핀테크의 대표적 사례로 등장한 간편결제서비스에 대해서도 "그게 간편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국내에 수십개의 간편결제가 있어서 오히려 어떤 것에 가입돼 있는지 모르고, 규제 역시 너무 심하다보니 아무나 간편결제를 만들 수 없어 발전도 없다는 것.
임 센터장은 "현재 핀테크가 국내에서는 굉장히 거대한 서비스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는 코인카드(여러 가지 카드를 하나로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만든 서비스)처럼 간단하고 단순한 서비스"라며 "기존 금융서비스의 손이 닿지 못하는 틈새시장에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도 은행 등 기존 금융서비스가 여전히 존재하고 간편결제와 같은 핀테크 서비스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지만 핀테크는 해당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틈새시장을 위해 은행과 상호보완적으로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핀테크가 꼭 혁신적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핀테크도 다른 곳에서 이미 많이 있지만 어떻게 이것을 만들고 글로벌화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핀테크와 관련된 창업을 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면 자연스럽게 혁신적 서비스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 위주의 서비스가 필요하고 '지금도 좋은데 왜 바꾸려 하느냐'는 정체된 사고가 아닌 '변화'를 생각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핀테크 기업과 같은 스타트업을 지원하다보면 무엇보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정확하고 편리한 정보를 모두가 유용하고 간편하게 볼 수 있도록 공유하면 핀테크와 같은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도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그는 "한국의 금융업은 어느 측면에서는 굉장히 발달했지만 다른 쪽은 낙후돼 있다. 왜냐하면 정보를 나누지 않고 독점하려 하기 때문"이라며 "금융당국이 개인정보를 보호하되 객관적이고 분석 가능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창의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한발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