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통과되자, 크루즈 선상카지노 내국인출입 '허용' 돌변
2015.05.07 16:32
수정 : 2015.05.07 16:32기사원문
해수부는 '크루즈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국회에서 심사받을 당시 '사행성 논란'에 대해 "내국인 출입을 엄격히 제안하고 외국인 전용으로만 운영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2월 제정되자, 3개월여 만에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법률 통과되자, 내국인 출입 '제한'에서 '허용'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크루즈 선상카지노에 내국인 출입 허용을 추진하겠다"라면서 "어느 정도 공감대형성이 이뤄진 만큼 조만간 개정안을 제출해 국회에서 심의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수부가 크루즈 선상카지노 내국인 허용을 진행하는 것은 선상카지노를 '도박'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부의 우려처럼 도박이나 사행성 논란이 생길만큼 배팅금액이 크지 않는 반면 관광서비스업 육성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해수부 생각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정말 '도박'을 위한 것이라면 선상카지노보다는 정선이나 마카오를 선택할 것"이라며 "(크루즈가 운행되는)3박4일동안 일정 금액 이상 배팅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실 해수부는 지난 2013년부터 크루즈와 마리나산업 육성을 부처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공격적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사행성 논란에 이어 지난해 세월호 침몰 참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겉으로 드러내지 못했을 뿐이었다.
이후 세월호 1주년이 지나고 세월호 인양도 결정됐으며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까지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다시 수면위로 꺼내든 것이다.
해수부는 '내국인 출입 허용'을 발표한 만큼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2013년 해수부가 이런 정책을 꺼냈을 때 문체부는 "사행성 우려"를 들며 반대했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공감대 형성은 문체부나 일부 야당 의원 등 내국인 출입을 반대하는 측과 '앞으로 해나가겠다'는 것"이라며 "개정안은 이런 과정을 거친 뒤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무한 발전 가능성 '마리나·크루즈'
해수부는 크루즈와 마리나산업 육성에 에너지를 쏟는 것에 대해 "무한한 발전 가능성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해수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크루즈관광객(모항)은 2098만명으로, 시장규모는 36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다 크루즈 시장은 매년 4%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게 해수부 예상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지난해 크루즈관광객(기항)이 105만명 다녀갔다. 이들이 뿌리고 간 돈만 1조원 이상이다. 국내 크루즈관광객은 2020년까지 300만명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우리는 국적 크루즈가 1척도 없다. 2012년 하모니 크루즈가 취항했으나 모객 확보 실패 등으로 1년만에 운항을 중단하고 폐업했다.
반면 중국의 상해·텐진·청도, 일본의 후쿠오카·사카이미나토·니가타·오타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 크루즈 항로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점이 있다. 크루즈산업의 기본 여건인 동·서·남해 연안에 인접한 인천, 속초, 부산 등의 도시가 있고 항만인프라와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유기준 장관은 "해운·조선·관광 등 연관 산업이 어우러진 크루즈는 대표적인 창조경제의 융·복합 산업"이라면서 "레저선박 숫자와 요트 조종면허 취득자 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마리나는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