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의 가치를 이해하는 노력 필요해"

      2015.05.10 14:00   수정 : 2015.05.10 14:00기사원문
공동육아을 잘 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공동육아 참여자들은 무엇보다 공동육아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급식이나 교육여건이 전부라면 공동육아의 문턱을 넘기 힘들다는 것.

지난 8일 만난 서울 성산동 참나무어린이집 이경아 원장(39)은 "기본적으로 육아에 적극적인 부모들이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문을 두드린다"면서 "대부분이 처음에는 안전한 곳, 내 아이가 충분히 놀고 존중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으로 찾아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들어오고 나면 여러가지 낯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단순히 내 아이를 밝고 건강하게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개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동육아 어린이집에는 특별활동이 없고 별도의 사교육도 금지된다.
영유아 때는 열심히 어울리고 뛰어놀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신념이 있어서다. 엄마들이 주목한 유기농 식자재 사용 역시 안심 먹을 거리를 넘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농촌을 살려야 한다는 철학이 깔려 있다.

이 원장은 "공동육아 교육의 원칙은 크게 보면 인성교육, 그 속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관계교육"이라며 "이를 통해 아이를 충분히 존중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환경 보다는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가 까다롭다. 참나무어린이집에 들어오려면 설명회, 1·2차에 걸친 학부모 면담, 독후감 등을 거쳐야 한다.

다만 아이들은 즐겁다.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선생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줘서다. 특히 교사 1인당 낮은 학생수는 아이들을 더 가까이 지켜보고 기다려 줄 수 있다. 일부러 가르치지 않고 관심을 갖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알게 하는 것도 장점이다.

아이들이 편하고 행복한 만큼 부모들은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부모와 교사가 같이 만드는 시스템이다. 때문에 모든 부모들은 교육, 생활문화, 회계 등 각각의 소위에 참여해야 하고 한달의 한번 모임을 가져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토론이 이뤄진다. 1년에 4차례의 조합원 교육도 받는다.

경제적인 부담도 아직은 만만찮다.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조합비를 내게 되는데 여기에는 어린이집 비용 뿐만 아니라 조합 자체 사업비 등이 포함된다.
특히 대부분이 대출을 받아 어린이집을 짓기 때문에 상환에 대한 부담도 나눠서 진다. 가입 때 별도의 출자금을 내야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 원장은 "조합비를 얼마나 낼 것인지도 부모들이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면서 "정부가 무상보육에 나서면서 부담은 예전보다 많이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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