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권력기반 불안감에 2007년부터 계속되는 숙청

      2015.05.13 17:47   수정 : 2015.05.13 21:39기사원문

北 상시 감시체계 구축, 어린나이에 지도자 올라
강압정치로 충성 요구, 향후 권력층 이탈할 수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측근 숙청 효과로 공포정치를 강화하는 것은 비단 최근의 일뿐만 아니다.

김 제1비서는 지난해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후계자 시절에도 박남기 당계획재정부장, 홍석형 당 비서, 류경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 등 20여명을 숙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김 제1비서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해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변인선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을 숙청했다. 김 제1비서가 집권이후 처형한 측근 혹은 간부는 이들 외에도 여럿이 더 있다. 나이가 어린 김 제1비서가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 최고위급 인사들을 해임하거나 처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이은 숙청 잔혹사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3년 11월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김정은 체제의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해온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숙청된 것이다.

김 제1비서는 '유일영도체계' 확립을 위해 장성택을 숙청했지만 이는 북한과 중국의 사이가 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장성택에 대한 사형 집행 장면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면서 국내외로부터 거센 비난도 받았다.

김 제1비서는 당시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와 리영수 당 근로단체 비서 등 노동당과 내각, 군부 내 소위 '장성택 라인'을 정리하면서 모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보다 앞서 2012년 7월에는 군부 실세였던 당시 리영호 북한군 총참모장이 해임됐다. 이는 김 제1비서가 '직접' 칼을 빼들어 당시 실세를 정치적으로 숙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송길 해주시당 책임비서 등 황해남도와 중앙의 당 간부 10여 명이 한국 드라마 시청 등의 죄목으로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밖에도 지난달 북한이 올해 15명의 고위 관계자들을 처형했다고 전하면서 차관급인 임업성 부상과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 은하수 관현악단 총감독 등을 예로 들었다. 국정원이 공개한 '북한 내부 특이동향' 자료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총살 간부는 지난 2012년 3명, 2013년 30여명, 2014년 31명, 올해 8명 등 총 70여명에 이른다.

■'공포정치' 배경은

이처럼 김 제1비서가 간부들을 철저히 단속하고 나아가 처형하는 폭압정치를 이어가는 것은 권력 기반에 대한 김 제1비서의 불안감을 드러낸다.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의 통치 방식과 정면으로 대비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측근들의 정책 조언에도 일일이 귀를 기울였으며 이견을 제시했더라도 함부로 처형하지는 않았다.

반면 현재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는 고위간부에 대한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수시로 조사하며 재판을 단행하는가 하면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이를 총괄, 김 제1비서에게 수시로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존심이 센 김 제1비서의 성격도 공포정치를 부추기는 부분이다. 28세의 어린 나이에 최고지도자에 오르면서 자신을 부정하는 사람에 대해 용납을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현 무력부장이 '불경죄'로 김 제1비서의 눈 밖에 났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같은 김 제1비서의 무자비한 숙청 행태가 계속되면 권력층의 충성심 대신 공포심을 유발하기 때문에 결국 이탈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강압정치로 권력에 대한 충성을 요구하지만, 결국엔 권력이 파편화되고 만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숙청이 체제 안정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충성심은 약해지더라도 이것이 체제 동요와 붕괴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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