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재경, "멘탈갑 안병훈 프로님 꼭 우승하세요"..멘토에게 응원 메시지 보내
2015.05.24 11:08
수정 : 2015.05.24 11:15기사원문
"드라이버 비거리도 비거리지만 멘탈이 아주 강하다는 걸 느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이재경(16·청주 신흥고)이 느낀 안병훈(24)이다. 안병훈은 23일(현지시간) 영국 서리주 버지니아 워터의 웬트워스클럽 웨스트코스(파72·7302야드)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EPGA) 메이저대회 BMW챔피언십 3라운드서 공동 선두에 올라 생애 첫 승을 바라보고 있다. 이재경과 안병훈의 첫 대면은 지난 3월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있었던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트로피 핫산2세 대회에서였다. 이재경은 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4세의 '비밀 정원'으로 불리는 아가디르 로열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에 초청으로, 안병훈은 3년간의 EPGA 2부투어 생활을 청산하고 루키 신분으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 대회 최연소 출전자인 이재경은 운 좋게도 안병훈과 1, 2라운드서 동반 플레이를 했다.
당시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이재경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특히 안프로님한테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안프로님의 드라이버 비거리가 300야드 이상은 쉽게 찍었는데 다른 선수들에 비해 더 나가는 것 같았다"며 "특히 퍼트나 어프로치 미스 이후 '실수는 가급적 빨리 잊는 게 좋다'고 조언해 주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 조언은 어린 이재경에게 큰 약이 되고 있다. 지난 17일 막을 내린 GS칼텍스매경오픈은 그 좋은 예다.
이재경은 당시 대회 마지막날 4번홀까지 5타를 잃었다. 왠만한 선수 같으면 경기를 포기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재경은 안병훈의 어드바이스가 떠올랐다. 그래서 실수를 잊어 버리고 다음샷에 집중하므로써 남은 14개홀에서 3타를 줄여 베스트 아마추어에 오를 수 있었다. 이재경은 "안프로님이 그 때 맛있는 음식도 사주면서 엄청 챙겨 주셨다"며 "열심히 노력해 조만간 EPGA투어서 만나자고 격려해주었다"고 상기한 뒤 "뉴스를 통해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날 잘해서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안병훈은 대회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 함께 공동 선두다. 안병훈은 올림픽 탁구 메달리스트인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의 아들로 유명하다. 2009년 US아마추어선수권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거두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EPGA투어는 그야말로 눈물 젖은 빵을 실컷 먹고 나서야 입성할 수 있었다. 안병훈은 EPGA 2부투어서 3년간 활동한 뒤 올 시즌 1부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시즌 '톱10' 입상도 세 차례나 된다. 안병훈은 "3라운드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며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순위를 생각하지 않고 내 게임을 하겠다"고 말했다.
통차이 자이디(태국)가 공동 선두에 2타 뒤진 3위(중간 합계 12언더파 204타)에서 추격했다. '장타자' 토미 플릿우드(영국)가 4번홀 더블이글(알바트로스)에 이어 12번홀 이글, 17번홀 버디 등 3개의 파5홀에서만 무려 6타를 줄이는 등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단독 4위(중간 합계 11언더파 205타), 백전노장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는 2번홀(파3) 홀인원을 앞세워 이날만 4타를 줄여 단독 5위(중간 합계 10언더파 206타)에 이름을 올려 역전승 교두보를 마련했다. 양용은(43)은 3타를 줄여 공동 16위(중간합계 5언더파 211타)에 랭크됐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