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도 스마트카 시장서 韓-中 격돌
2015.06.07 16:59
수정 : 2015.06.07 16:59기사원문
中, 국가적 산업으로 육성 IT 업체들 자금력 동원 BMW 등 해외업체와 협업
한국과 중국이 미래형 자동차인 '스마트카' 시장에서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카 선두주자 미국을 따라잡기 위한 한·중 간 개발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스마트카는 자동차가 주변과 실시간으로 소통해 미래형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구글과 애플 등 플랫폼을 보유한 IT 업체들에 힘입어 일찌감치 스마트카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한국과 중국은 수년 전부터 스마트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후발주자로 꼽히는 한국과 중국은 자동차와 IT 분야가 핵심 산업인 만큼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우리나라 현대차다. 지난달 26일 현대차는 미국 판매용 쏘나타에 '안드로이드 오토'를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의 차량용 소프트웨어로 스마트폰과 차량을 이동식저장장치(USB)로 연결하면 스마트폰의 기능을 그대로 차량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앞서 현대차는 구글의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에 동참했으며 GM, 혼다, 아우디, 폭스바겐보다 빠르게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한 차량을 내놨다. 작년 3월에는 애플의 '카플레이'에 가입해 올 하반기 카플레이를 적용한 차량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대형 IT 업체들이 스마트카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투자하고 있다. 중국 내 자동차와 스마트폰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사업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올해 양회에서 '제조업 4.0'과 '인터넷플러스'의 주축 산업으로 스마트카 산업을 지목하는 등 국가적인 지원도 막대하다.
바이두는 연내 스마트카 개발을 마치고 5년 내에는 상업용 스마트카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연구소를 짓고 음성인식, 증강현실(3차원 가상 이미지 구현), 인공지능 기술 등 차세대 기술을 집중 연구 중이다. 알리바바는 중국 국유기업인 상하이차와 함께 스마트카 개발에 나섰다. 지난 3월 두 업체는 공동으로 10억위안을 출자해 스마트카 펀드를 조성했으며 2016년 초 알리바바의 첫 스마트카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텐센트는 폭스콘, 하모니오토와 함께 3단 분업체제를 형성해 스마트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IT 업체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스마트카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한편 BMW 등 유명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스마트카 시대의 첫 장은 현대차가 먼저 열었지만 향후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은 내수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자국 업체들끼리 개발해 현지용 스마트카를 내놓더라도 수요가 보장된다"면서 "현대차로서는 구글, 애플과 최대한 협력 범위를 넓혀 글로벌 스마트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