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누명 썼던 납북어부 37년만에 무죄 확정

      2015.06.09 10:14   수정 : 2015.06.09 10:14기사원문
간첩으로 몰려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던 납북어부가 재심 끝에 무죄확정 판결을 받아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과 간첩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5년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았던 안모씨(사망)에 대한 재심사건 상고심에서 무죄확정 판결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강화도에서 새우잡이를 하던 안씨는 1962년부터 1965년 사이 모두 세차례 납북돼 모두 99일간 북한에 억류된 적이 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1977년 안씨는 갑자기 영장도 없이 공안당국으로 끌려가 석달동안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게 됐고 결국 간첩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공안당국은 안씨가 북한에서 간첩교육을 받았고, 국내로 돌아와 북한의 지령에 따라 동조세력을 포섭했고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국가기밀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안씨의 자백 등을 근거로 징역 15년 자격정지 15년의 중형을 선고했고 부인 최모씨에 대해서도 '남편의 간첩행위를 알고서도 신고하지 않았다'며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선을 선고했다.


하지만 안씨의 자백은 '고문기술자'로 악명이 높은 이근안씨 등의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 끝에 나온 것으로 것이었고, 억울하게 누명을 쓴 안씨는 1992년 석방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2012년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부인 최씨 등 안씨 유족의 청구에 따라 진상규명결정을 내렸고 유족들은 이 결과를 토대로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1심인 서울고법은 당시 안씨의 자백이 영장없는 장기간 구금과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 끝에 나온 것이라며 유죄의 증거가 없는 만큼 무죄라고 판결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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