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코 '홈플러스 연내 매각' 움직임 뚜렷

      2015.06.12 18:24   수정 : 2015.06.12 21:14기사원문
7월 예비입찰설 무성한데 홈플러스 "아니다" 부인만 英 본사 회장 극비방한 등 매각 사실화 뒷받침 충분 누가·얼마에 인수할지 관심


회사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마트에 이어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의 주인이 이르면 연내에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외신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 지분 100%를 소유한 영국 테스코는 홈플러스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오는 7월초에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본입찰을 거쳐 이르면 연내에 매각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테스코는 63억8000만파운드(약 10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영국내에서도 지난해 대규모 회계부정 사태에 이어, 저가 체인인 알디(Aldi)와 리들(Lidl) 등 경쟁업체에 점유율도 잠식 당하는 등 최근 악재가 겹치고 있다.
부채를 줄이고 턴어라운(기업회생)에 필요한 자금 마련 수단으로 한국 홈플러스 매각이 추진 중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지난 9일(현지시간)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현대백화점 등 6개사가 홈플러스 인수전에 참여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 매체는 테스코가 홍콩상하이(HSBC)를 매각주관사, 영국 프레시필즈를 법률자문사로 선정하고 홈플러스를 60억달러(약6조6000억원)에 매각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에는 테스코 데이브 루이스 회장이 지난 5일 극비리에 방한해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이사 및 임직원과 매각 계획 발표 및 임직원에 대한 보상을 협의했다는 것이 국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한 고위 관계자는 "루이스 회장의 방한과, 루이스 회장이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 및 임직원을 소집해 회의를 진행했다는 내용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대규모 인수.합병(M&A)의 경우 체결 직전까지 극비리에 진행되고, 매각 후보자 등도 비밀 유지 의무가 있는 만큼 자회사인 홈플러스가 매각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장에서도 홈플러스 매각을 기정 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2006년 한국 사업을 철수한 까르푸도 매각설에 대해 부인해오다 입찰 마감 당일에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철수 사실을 알린 바 있다.

업계의 관심은 이제 홈플러스 인수 후보자와 인수 금액 등으로 쏠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액 7조500억원을 기록하며 테스코 영국 법인을 제외하고는 가장 해외 법인이다. 시장에서는 매각가 역시 7조원을 전후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스코는 대형마트 140개, 수퍼마켓 377개를 보유한 홈플러스 일괄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나 적절한 인수 후보자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인 상황이다. 국내 유통업체의 경우 이마트, 롯데마트는 독과점 규정으로 인해 사실상 인수가 어렵다. 현재 현대백화점과 농협, 오리온 등이 홈프러스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인수 금액을 고려할 때 국내 업체의 경우 투자설명서(IM) 수령 등 입찰 과정에 참여하더라도, 홈플러스 매각에 대한 정보 수집 차원에서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의 경우 2012년 영업규제 이후로 실적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어 일부 알짜 점포를 제외하고는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홈플러스 매각 가능성은 MBK파트너스, KKR, 칼라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등이 주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각설에 대해 부인하며 "최근 메르스 여파로 실적 부진으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데다 직원들 역시 잦은 매각설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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