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세월호 사태 답습 말아야

      2015.06.15 16:50   수정 : 2015.06.15 16:50기사원문

1년 전 세월호 사고 때의 일이다. 사고 뒤 수습 및 인양 과정에서 국론이 분열이 됐던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인양이 가능한지 않은지를 두고서 다툼을 벌였고, 사고 수습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두고서 국론이 분열됐다. 언론들도 과도한 취재경쟁으로 비전문가들을 대동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했다. 정부 컨트롤타워 작동 미비를 두고서도 여야가 다툼을 벌여서 국민을 더욱 짜증나게 했다.

게다가 세월호로 인해 내수경기가 꽁꽁 얼어붙어서 지난해 말까지 일부 업종은 회복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 뒤로 1년. 한국은 다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될 위기에 놓였다. 메르스 발병 병원을 조기 공개하는 것을 두고 국론이 분열됐고, 바이러스 확산 책임을 두고서도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은 인터넷상에서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환자들은 몸이 아파도 병원 가기를 꺼리고 있다. 또 장례식이 많은 병원에 가기가 꺼려지고, 버스나 지하철에서 기침이라도 하려면 옆 사람들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이다. 메르스 감염 우려에 따른 휴교로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친정집이나 일가 친척에게 아이들을 맡기는 불편도 겪고 있다.

또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간호했던 가족들은 메르스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메르스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일각에선 메르스가 지난해 세월호 때보다 더 나쁜 흐름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인 '요우커'가 국내 내수경기를 받쳐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올해는 메르스 확산 우려로 요우커들의 발길마저 뚝 끊어졌다. 요우커로 북적이던 서울 명동과 홍대 거리는 한산한 느낌마저 들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메르스가 한 달 내 통제될 경우 소매판매는 10% 줄고 레스토랑 매출은 15% 감소하겠지만 관광산업은 2개월 동안 매출이 20%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경제의 회복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메르스 사태가 잦아들어도 부정적 뉴스 헤드라인이 계속 나올 경우 소비심리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1년 전에도 세월호 사태 이후 정부를 비판하는 부정적 보도가 계속 나온 것이 소비심리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메르스 사태가 8월 말까지 3개월가량 지속할 경우 사회적 비용이 2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메르스 사태의 경제적 효과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은 외환위기 당시 국가부도 상태에서도 금 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온 국민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당시에는 분열과 갈등이 이어졌다.
이번 국가적 위기상황인 메르스 수습 과정에선 1년 전 세월호 당시 국론 분열을 답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생활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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