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
2015.06.16 17:15
수정 : 2015.06.16 17:55기사원문
그 첫 작품이 1836년에 나온 '콜트 패터슨(Colt Paterson)'이란 리볼버, 곧 권총이다. '패터슨'이란 이름은 공장이 있던 뉴저지주 패터슨에서 따왔다. 이후 콜트 권총은 혁신적인 기술과 다양한 모델로 서부개척시대 총잡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콜트 권총은 다연발식이었다. 그전까진 한 발 쏘고 재장전하는 식이었다. 거친 서부에서 총은 곧 정의였다. 이 덕에 콜트 권총은 '서부를 정복한 총'이란 명성을 얻었다.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수출한 첫 공산품은 권총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라이플, 곧 긴 총에서도 콜트는 두각을 나타냈다. 스프링필드 아모리가 생산한 M1은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때 병사들의 필수품이었다. 베트남전쟁을 계기로 M1은 콜트 제품 M16 라이플로 대체됐다. 지금 미군의 주력 개인화기 역시 콜트 제품인 M4 카빈이다. 2000년대 이후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180년 전통의 콜트디펜스가 법원에 파산신청을 내기로 했다. 지속적인 판매부진에다 지난 2013년 미 육군에 M4 납품계약을 따내지 못한 영향이 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잇단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방지책으로 강력한 총기규제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2012년 12월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내 유치원에서 무차별 난사로 어린이 20명 등 모두 27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한달 뒤 오마바 대통령은 총기규제안을 발표했다. 10발 이상 들어가는 대용량 탄창을 금지하고 총기 구입자·거래자에 대한 신원조회를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그러자 미국총기협회(NRA) 등이 들고 일어났다. NRA는 배우 찰턴 헤스턴이 1998년부터 5년간 회장을 맡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눈치를 보던 미 의회는 총기규제법 수정안을 부결시켰다. 오바마는 "수치를 느낀다"고 말했다. 사실 미국은 개인의 총기 소지를 헌법(수정헌법 2조)으로 보장하는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오바마 편이다. 콜트로선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난 셈이다. 정신이상자의 무차별 총기난사를 알아서 차단하는 '스마트 건'은 없을까.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