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 사투 벌이는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2015.06.19 17:50   수정 : 2015.06.19 17:50기사원문
"가족에게 전파시킬까봐 한달째 병원 생활"
"감염덩어리 시선 부담 고생하는 동료보며 힘내" 음압시설 아무나 못들어가 병실 소독까지 간호사 몫.. 24시간 환자상태 돌봐야


"한 달 이상 집에 못 들어간 간호사도 있어요."

지난달 20일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를 받은 서울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은 한 달째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현재 의료진 30명, 간호사 70~80명, 보조인력 등 많은 사람이 메르스 환자를 돌보고 있다. 현재 메르스 확진환자는 12명, 의심환자 7명 등 총 19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5일부터 메르스 중앙거점의료기관(메르스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메르스 환자를 집중 치료하고 있다. 기존 입원환자를 순차적으로 다른 병원으로 이송한 후 메르스 환자만 전담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19일 언론에 병원을 공개했다.

정은숙 국립중앙의료원 수간호사는 "많은 간호사들이 아이가 어려 유치원에 다니거나 학생인 경우 혹시나 메르스를 전파시킬까봐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일한다고 하면 마치 '감염덩어리'처럼 보는 시선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도 감염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환자를 간호하고 있지만 옆에서 고생하는 동료를 보며 힘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국립중앙의료원은 메르스 때문에 격리된 의료진은 없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외부 환자들이 드나들지 않기 때문에 병원 정문을 바리케이트로 막아 사람이 한 명이 들어갈 정도의 틈만 남겨놨다. 직원들이 체열을 검사하고 손소독제를 준 후 신분을 확인하고 방문증을 받을 수 있었다.

병원 마당에는 간이음압격리병실과 의료진용 간이탈의시설 등이 설치돼 있었다.

메르스대책반 진료총괄 조영중 지원부장은 "현재 확진자 중 2명은 19일 퇴원하고 2명은 안정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4명은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고 1명은 에크모 장치, 1명은 신장 기능이 떨어져 지속성 신대체요법을 시행 중이라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 항생제 치료 등을 하고 있다.

현재 의료원에는 7층에 국가지정 음압병상이 17개 설치돼 있고 이번 메르스 사태로 17개 병실을 늘려놨다. 한 병실에 여러 명 들어갈 수 있어 많게는 43명가량 수용이 가능해졌다.

병원 5층 외상 중환자실도 메르스 환자를 위해 구조를 바꿨다. 중환자실의 경우 문을 두 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감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 문제로 인해 환자 치료공간에는 입장이 제한됐다.

문 안쪽에는 오른쪽에 3개 병실이 있다. 이 병실들은 모두 문이 두 개씩 있어 감염 관리를 하고 있다. 의료진은 일반 진료 때는 D방역복을 입고 가래를 빼거나 할 때는 방수가 되는 C방역복을 입는다.

병실에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두 개의 문이 있는 공간(전실)에서 이중으로 싼 양말 형태의 신발을 벗고 소독을 하고 나오게 된다.
이후 바로 병실 옆에 위치한 공간에서 감염 방지를 위해 탈의와 소독을 한 후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정 수간호사는 "한 번 방역복을 입는 데 5분에서 10분 걸리고 간호사들은 2~3시간 정도 병상에서 머물다 나온다"며 "감염의 위험 때문에 옷을 입고 벗는 데도 조심스럽고 음압병실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병실 소독과 청소까지 간호사들 몫이므로 몇 배 힘이 든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이비인후과 노동환 박사는 "안정을 취하고 있던 환자들도 갑자기 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24시간 환자 상태를 돌봐야 한다"며 "이 때문에 의료진의 피로도도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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